내년 입주물량 늘지만 실제 공급량은 글쎄…

조인스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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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장원기자] 경제에서 수요와 공급을 보면 가격동향을 알 수 있다. 당연한 말이다. 주택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결국은 수급으로 가격 움직임이 결정된다.

그런데 주택시장에서 특정 시기의 수요를 예측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수요는 주택 소비자들에게 달려 있는데 이들의 주택구입 계획을 모두 알 수 없는 상황에서 특정 지역의 주택수요가 얼마나 될지 어떻게 예상할 수 있겠는가. 주택 구입 결정이 때에 따라 순식간에 이뤄지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급 양면을 모두 들여다볼 수는 없어도 반쪽이나 한쪽은 추정할 수 있다. 공급이다. 대표적인 주택공급이 입주물량이다. 주택 공급은 기존 재고주택과 신규 입주주택으로 이뤄지는데 신규 입주물량을 통해 공급이 많을지, 적을지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는 것이다.

서울·수도권의 지역별 내년 입주예정 물량을 살펴보자. 총량은 올해보다 많이 늘지만 지역별로 따지면 천차만별이다. 내년 절대적인 입주물량을 떠나 올해와 비교해 입주물량이 많이 늘면 공급 초과를, 입주물량이 확 줄면 공급 부족을 예상할 수 있을 것이다.

먼저 내년 입주물량이 절대적으로 많은지부터 보면 그렇지는 않다. 입주 쇼크가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다. 올해 입주물량이 예년보다 적었기 때문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수도권의 내년 입주예정 물량은 11만4000여 가구로 올해보다 35.4% 늘어난다. 이 정도면 ‘급증’이라고 할 만하다. 하지만 2005년부터 올해까지 연평균 입주물량(14만여 가구)와 비교하면 오히려 20% 가까이 적다.

서울 강서·강남지역 보금자리 입주 잇따라

서울의 내년 입주물량은 올해보다 무려 50% 가량 늘어난 3만3000여 가구다. 역시 2005~2013년 연평균(3만7000여 가구)보다는 10% 가량 적다. 이런 가운데서도 내년 입주가 많은 지역은 강서구 9479가구(지난해 대비 1100% 증가), 마포구 5965가구(2959% 증가), 강남구 5721가구(152% 증가), 구로구 1996가구(250% 증가) 등으로 올해보다 입주물량이 크게 늘어난다. 서초구(2995가구)와 동대문구(2652가구)도 꽤 되지만 올해와 비교하면 비슷하거나 소폭 줄어든 물량이다.

올해보다 입주가 크게 늘어나는 지역의 경우도 상당수가 매매·전세가 안 되는 보금자리주택이어서 실제 공급효과는 떨어질 것 같다. 강서구의 경우 3600여 가구가 마곡지구의 보금자리주택이다.

강남구도 보금자리주택 입주가 많다. 강남지구 4,7단지와 세곡2지구 3,4단지 등 총 3400여가구가 내년 입주한다.

마포구의 경우 재개발 단지 등 별다른 거래제한이 없는 아파트들이어서 공급효과는 클 것 같다.

내년 인천 입주물량(1만여 가구)는 올해와 별 차이가 없다. 남동구(5154가구) 입주가 특히 많다. 올해(1000여 가구)보다 359% 많다. 역시 이 중 3000여 가구는 서창지구 보금자리주택이다.

내년 경기도 입주물량은 7만여 가구로 올해(5만1000여 가구)보다 37% 가량 늘어난다. 남양주가 1만5000여 가구로 2배 넘게 늘고 시흥은 6872가구로 올해보다 7배 가량 증가한다. 남양주에도 보금자리주택이 많다.

하남시도 내년 6000여 가구가 입주하지만 대부분 보금자리주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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