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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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그러나 이런 기사는 놀라움이나 공분을 느끼게 하기보다는 『억세게 재수 없는 사람들』에 대한 측은함을 잠깐 코끝에 스치게 할뿐이다. 부정의료업이 너무나 상식화하고 있으니 붙잡힌 사람만 『재수 없는 경우』라고 밖에 할 수 없지 않을까.
한의학계에 부정한 의사가 많이 끼어있다는 소문은 어제오늘에 비롯된 것이 아니고, 또 관계 당국에서도 이를 알고있다. 그러나 그것을 뿌리뽑지 못하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비단 한의사에 한한 것만은 아니지만 부정의료업자 일수록 빽과 돈과 공갈을 종횡무진으로 구사할 줄 알기 때문에 말단기관의 의사 감시원들이 그들을 적발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고 또 적발했다고 하더라도 원만하게 행정조처 한다는 일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다 그들 부정 한의사와 야합해서 금전을 갈취해야하는 부류의 당국자들까지 있고 보면, 이들의 근절은 더욱 어려운 일이다.
한의학계의 제반 부정은 한의사들 자신에게 그 1차적인 책임이 있다. 그들 스스로가 한의학에 대한 긍지를 버리고 열등의식에 사로잡혀있는 경우가 많다.
한의학은 훌륭한 학문이다. 자존심을 갖고 이를 발전시킨다면 그 전망은 매우 밝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결코 적지 않다. 그런데도 일부 한의사들은 이런 의무를 포기하고 면허대여로 부정행위에 가담한다. 이것이 바로 무면허 한의사의 발효를 조장하는 원인의 하나가 된다. 그러므로 관계 당국은 그들이 열등의식을 갖지 않도록 하는 새로운 한의학 교육과 그 행정방침을 시급히 강구하지 않으면 이런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은 매우 힘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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