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뉴 비즈니스] 병원 안가고도 건강검진 '日 아이치 재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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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에 바쁜 직장인이나 거동이 불편한 노인.장애인, 그리고 자녀들 양육에 시간을 뺏기는 주부들 입장에선 병원에 가서 일일이 건강검진을 받는다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 번거로움에 착안한 것이 일본 아이치(愛知)진단기술진흥재단의 '편의점 검진' 비즈니스다.

건강에 대한 일본 국민들의 높은 관심과 전국의 동네마다 퍼져 있는 편의점 망을 적절히 연결시킬 경우 '장사'가 되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이 비즈니스의 흐름도는 이렇다. 먼저 자기가 위암.전립선암.간기능검사 등 20여개에 달하는 항목 중 어떤 검사를 받을 것인지를 재단의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주문한다. 그런 후 주문자는 세븐일레븐.로손.AMPM 등 가까운 편의점에 들러 프린트한 주문서를 전달하고 대금을 지급한다.

그러면 1주일 정도 지나 자세한 조작방법과 함께 검진도구 세트가 재단으로부터 도착한다. 그런 후 주문자가 채혈 등을 해서 그 내용물을 재단이 동봉해 온 봉투에 넣어 편의점에 다시 건네거나 우편으로 보내면 약 2주일 후 검진결과를 집에서 받아 볼 수 있게 돼 있다. 한번도 병원에 가거나 전화하지 않고도 자신이 원하는 검진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소변에 헬리코박터균 항체가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검진 비용이 3천엔이고 알레르기.당뇨병.대장암 검사 등의 비용이 4천~6천엔에 달하는 등 검진 항목에 따라 가격은 다르다.

또 여성 환자에게는 어떤 검사를 신청하더라도 무료로 유방암 자기검진 서비스를 해준다.

한번 이 서비스를 받으면 그 회원은 물론 회원의 가족 모두가 24시간, 3백65일 의료전화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이이치재단은 또 검진 결과 전문의의 치료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전국 4천5백개 병원의 전문의에게 소개장을 띄워 환자와 연결시켜 주는 서비스도 하고 있다.

아이치재단 측은 매출액.이익 규모 등은 밝히고 있지 않지만 이 재단의 홍보담당 스기야마(衫山)는 "2000년 4월 로손과 손잡고 이 비즈니스를 실시한 이후 매출액이 2배 이상으로 뛰었다"며 "특히 최근 노인이나 주부 등의 수요가 크게 늘면서 신청건수가 한달에 1천건 넘게 들어온다"고 말했다.

최근 일본내에선 병원이나 의료시설 운영을 주식회사가 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 추진되고 있어 이 비즈니스에의 진입을 엿보는 업체들도 상당수다.

도쿄=김현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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