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계의 살아있는 전설 … 이노션, 이셔우드 영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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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그룹 계열 광고회사 이노션이 해외 광고제작 역량 강화를 위해 글로벌 광고계 거장을 영입했다.

 이노션은 미국 사치앤드사치의 전 세계 크리에이티브 최고책임자를 지낸 밥 이셔우드(72·사진) 미 밴더빌트대 석좌교수를 영입해 27일 자로 ‘글로벌 크리에이티브협의회(GCC)’ 위원장으로 임명한다고 밝혔다. GCC는 이노션 15개 해외 법인의 최고제작담당임원(ECD)들로 구성된 조직으로, 이번 이셔우드 영입과 함께 새로 만들었다. 이셔우드는 다음 달 서울에서의 첫 회의를 시작으로 GCC를 이끈다. 현대·기아차가 2006년 아우디 출신의 세계적인 디자이너 피터 슈라이어 사장을 영입해 K시리즈의 성공을 이끌었듯이 이노션도 이셔우드 교수를 활용해 글로벌 시장에서 한 단계 도약을 이루겠다는 전략이다.

 호주 국적의 이셔우드는 ‘광고계의 살아있는 전설’로 불리는 인물이다. 1986년 글로벌 광고업체인 사치앤드사치에 입사한 그는 1996~2008년 이 회사의 크리에이티브 최고 책임자로 재직하며 도요타·P&G 등 유명 브랜드 광고제작을 총괄했다. 이셔우드는 칸 등 숱한 국제광고제에서 그간 8000개 이상의 상을 수상했다. 칸클리오 등을 포함한 각종 국제광고제에서 심사위원장으로 활약하기도 했다.

일생 동안 광고계에 큰 공을 세운 한 명에게 주는 미국 클리오 국제광고제 평생 공로상을 2007년 받고,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다. 이후 밴더빌트대 석좌교수로 재직하며 유엔과 국제광고협회가 공동으로 진행한 코펜하겐 기후변화회의 광고 캠페인 제작을 책임지기도 했다.

 이셔우드는 사치앤드사치를 ‘광고 대행사’에서 ‘아이디어 회사’로 바꾼 주역으로 꼽힌다. 사치앤드사치를 그만두면서 “이젠 나 자신을 재창조할 시점”이라고 했던 그는 이노션 합류를 결정한 뒤 “이노션이 세계적인 회사로 성장하는 데 내 인생의 다음 장을 함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노션은 현재 15개 해외법인을 운영하며 현대·기아차를 비롯해 풋조이·터키항공 등의 광고를 대행하고 있다. 이셔우드 영입에 발벗고 나섰던 안건희 이노션 대표는 “광고대행사가 일류 브랜드 광고를 맡기 위해서는 세계 최고 수준의 크리에이티브 역량을 확보해야 한다”며 “이셔우드 교수는 이노션이 진정한 글로벌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회사로 거듭나기 위해 꼭 필요한 인재”라고 말했다.

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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