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함께 북 미사일 선제타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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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티스 스캐퍼로티 한미연합사령관이 25일 한미 연합사령부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뉴시스]

한국과 미국이 북한 미사일에 대한 공동 대응을 위해 미사일 대응능력위원회(CMCC)를 최근 구성했다고 커티스 스캐퍼로티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이 26일 밝혔다. 스캐퍼로티 사령관은 용산 미군기지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늘어나는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맞서기 위해 한·미 미사일 대응능력위원회를 만들었다”며 “이 위원회는 한·미가 어떤 점들을 준비하고 무엇을 확보해야 하는지 판단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 미사일 대응을 위한 구체적인 전략 구성과 실제 행동에 필요한 무기체계 완성, 작전 수립 등을 하게 된다는 의미다.

 스캐퍼로티 사령관은 앞서 육군협회 초청 강연회에서도 CMCC 구성 사실을 언급하고 “CMCC에서 북한의 미사일에 대한 4D 전략을 수립했다”며 “4D는 방어(Defence), 탐지(Detect), 와해(Destruct), 파괴(Destroy)를 뜻한다”고 설명했다. 북한의 미사일 움직임을 감시하다 발사 움직임이 포착되면 다양한 수단으로 선제 타격해 무용지물로 만들겠다는 전략을 수립했다는 얘기다. 이는 우리 군이 북한이 핵이나 미사일 사용이 명확하다고 판단될 경우 탐지-판단(분석)-결심-타격을 통해 북한이 미사일을 사용하기 전에 무력화하겠다는 것과 같은 개념이다.

 이를 놓고 한·미 양국군 사이에 대북 선제 타격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고 대북 군사대응 방식이 변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군 관계자는 “지금까지 한·미 연합군은 북한이 공격을 감행하면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반격을 가해 피해를 최소화하는 전략이었다”며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동원해 공격을 가할 경우 재래식 무기와 달리 피해가 워낙 커 사용 자체를 못 하도록 자위권적 선제적 대응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과거엔 맞은 뒤 반격하는 개념이었지만 대량 인명피해를 막기 위해 선제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뜻이다. 이는 전면전 발생 시 적용하는 작전계획 5027을 부분적으로 수정하는 의미여서 주목된다. 그러나 군은 작전계획 수정 여부에 대해선 기밀이란 이유로 확인해주지 않았다.

 스캐퍼로티 사령관은 또 “(한국군과 미군이 섞여 근무하는) 연합사단 창설에 대한 검토작업이 이뤄지고 있다”며 “개인적 견해이긴 하지만 연합사단이 창설되면 한·미동맹의 능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평택 주한미군 기지가 완공되더라도 우리(연합사)가 1구역으로 부르는 한강 이북지역에 주한미군이 어느 정도 잔류하는 게 한반도 방어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라고도 했다.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과 관련해선 “ 검토해야 할 조건이 너무 많아 쉽게 말하기는 어렵다”면서도 “미국과 일본 모두가 국제적 규범을 준수하기를 기대하고 있고, 상호 힘을 발휘하면 (군사적) 능력은 더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사실상 찬성의 뜻을 밝혔다.

정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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