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신저, 비밀리 방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워싱턴=김영희 특파원】「헨리·키신저」 미 대통령 특별 보좌관은 지난 20일부터 24일까지 4일 동안 「모스크바」를 비밀리에 방문, 소련 지도자들과 월남 문제를 비롯한 국제 문제와 오는 5월 22일로 예정된 「닉슨」대통령의 소련 방문 등에 관해 일련의 회담을 가졌다고 백악관이 25일 밝혔다.
「로널드·지글러」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워싱턴」과 「모스크바」에서 동시에 발표한 간략한 공동성명에서 「키신저」 보좌관이 「모스크바」를 방문, 소련 공산당 서기장 「브레즈네프」 및 외상 「안드레이·그로미코」와 회담했다고 발표했다.
한편 이날 백악관에서 잠시 기자들 앞에 나타난 「키신저」박사는 자신의 「모스크바」 방문의 목적은 「닉슨」 소련 방문을 위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키신저」 박사는 이번 회담이 『솔직하고도 만족스러운 것이었으며 유익한 것이다』고 말하고 『미·소 관계에 관한 전반적인 문제가 토의됐다』고 말하면서 월남 문제와 관련, 월맹에 대한 소련의 무기 공급 문제가 주요 의제로 등장했음을 명백히 암시했다.
「키신저」 박사의 소련 방문은 현재 월남에서의 공산군 대공세에 비추어 비상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미국은 월맹이 대공세를 펼 수 있게 한 것은 소련의 책임이라고 비난해 왔다.
그의 이번 방문에 따라 미국과 소련은 「사이공」에 연립 정부를 수립할 것에 합의했다는 추측이 나돌고 있다.
그는 또 「닉슨」 대통령이 지난 수년간 미·소간의 「하틀라인」보다는 『정상적인 교신』을 통해 「브레즈네프」와 광범위한 의견 교환을 해 왔다고 밝혔다.
그는 귀국 직후 「캠프·데이비드」의 「닉슨」에게 직행 해, 소련 방문 결과를 보고, 요담 한 뒤 그날 밤 「닉슨」 대통령과 함께 「워싱턴」으로 돌아 왔다고 밝혔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