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괴의 「관계 개선 신호」|한국 선수에 유도된 것|미 C·S·모니터지 보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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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워싱턴=김영희 특파원】「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지는 21일 북괴 수상 김일성과 재일 북괴 대변인이 보인 신호들이 북괴의 관행에서 벗어난 중요 신호로 「워싱턴」에서 간주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한국과 일본 사이에 굳건한 방위 조약이 싹트게 될지 모른다고 북괴에서 우려하고 있는 나머지 이들 두 나라 내부와 또 그들 사이에 분열의 씨를 심으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신문의 보도 요지는 다음과 같다.
『북괴는 아마도 미·중공간의 해수에서 귀띔을 받아 북괴가 보다 신축성 있는 외교로 움직여 나갈 용의가 있다는 뚜렷한 신호들을 비공산 세계에 발신하고 있다. 이들 신호는 한국·일본 및 미국과의 관계를 개선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는 것 같이 보인다.
이 모든 것은 북괴의 오랫동안의 고립 역사에 비추어서 더욱 놀라운 것이라고 이곳 북괴 동향 주시자들은 보고 있다.
북괴는 이른바 「미 제국주의 침략자」에 대한 전통적인 선전 변을 계속 토하고 있지만 김일성과 재일 북괴 대변인의 종래의 주한미군 철수 주장에서의 후퇴 시준 등은 북괴의 과거 관행에서 상당히 벗어난 것으로 이곳에서는 간주되고 있다.
일본에 대한 북괴의 접근 사실은 분명하다. 북괴 관리들은 일본의 야당이 일본의 대 중공정책을 완화시키는데 성공했다는 점을 목격해 왔다. 북괴 관리들은 분명히 이와 같은 여론조성 전략이 중공뿐만 아니라 북괴에 대해서도 먹혀 들어가기를 희망하고 있다.
한·일간에 방위 조약이 성립될지도 모른다고 우려하고 있는 북괴는 한국과 일본 각 국내에서뿐만 아니라 양국 사이에 불신의 씨를 뿌리려 하고 있다. 최근 북괴가 보인 신호는 지금까지로서는 한국을 놀라게 하는데는 일단 성공한 것 같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한국이 우연한 행동의 결과이건 아니건 북괴로 하여금 이러한 행동을 취하도록 유발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 정부가 1년 전부터 비 적성 국가와의 교역을 허용토록 통상 관계법을 개정한 것은 북괴로 하여금 그들의 고립 정책이 가장 현명한 정책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갖게 했다.
한국 정부가 먼저 남·북한 적십자 회담 개최를 제의한 점과 이와 아울러 동 회담을 서울과 평양에서 열자고 한 제의들은 북괴로 하여금 그들의 방위적인 선전 공세를 강화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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