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켄트」대학생「캠퍼스」서 영하의 나체달리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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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오하이오」주=이성형 통신원】건강한 남자대학생이 한겨울밤에 남녀학생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캠퍼스를 뛰어 다닌다면 정말 믿기 어려운 신기한 광경이 아닐 수 없으리라.
그러나 이 진기한 광경은 얼마 전 미국「켄트」대학교정에서 영하1도의 추운 밤중에 실제로 있었던 일.
그런데 이대학생의 나체달리기가 정신이상이나 우발적인 사고로 인한 것이 아니라 순전히 학생들에게 신선한 자극과 오락을 주기 위한 거룩한 뜻에서 나온 것이라고.
헬멧과 안경, 털모자에 양말과 장화만을 신은 채 정원 등과 가로등이 밝혀진 교정을 달린 이대학생은 시시한 오락이나 재미를 탈피하여 보다 참신한 오락거리를 발굴, 대학생들에게 봉사한다는 목적으로 이루어진「모보브리어스·피트」(Mobobrious Pit)「클럽」의 한 회원이다.
이 나체달리기를 거행(?)하는 동안 다른 회원들은 교정의「자유의 종」을 울리고 남성을 상징하는 장난감 로케트를 하늘로 쏘아 올리는가 하면 다른 동료학생들은『뛰어라, 뛰어 라…』고 외치며 박수를 보내기도.
학교당국의 공식인가까지 받고 있는 이「클럽」은 이런 나체 달리기 이의에도「알몸으로 기숙사복도 걸어다니기」등 기발한 행사를 찾아내기에 열중하고 있는데 이와 비슷한 목적을 가진 클럽들이 최근 미국의 각 대학에 많이 나타나고 있다는 소식이다.
한편 일반 학생들간에는 이런 다소 원시적인 행동을 둘러싸고 지성과 도덕문제에 대해 찬·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그런데 이날 밤 대학사상 최초의 이 나체 달리기를 목격한 한 여학생의 말은 찬성인지 반대인지 분명치 않았다. 『그렇게 한다는 말은 들었지만 정말로 그렇게 할 줄은 몰랐어요. 아이 이게 무슨 꼴이 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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