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경제] 광주 뉴런테크 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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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광주지역의 한 중소기업이 5년 연구 끝에 수입품보다 성능이 월등한 전기 자전거를 개발, 미국.일본.유럽.중국 등 선진국 시장 개척에 나섰다.

광주시 북구 월출동 첨단과학산업단지 내 ㈜뉴런테크 기윤종(奇潤鍾.33)사장은 지난해 말 터보(turbo)기능과 부하식 감응장치를 내장한 퓨처.포뮬러.엘레강스 등 신품종 전기 자전거 3종을 탄생시켰다.

이 회사가 개발한 전기 자전거의 핵심 기술은 세계 최초로 성공한 터보 기능. 핸들 부위에 장착된 추진 장치를 작동하면 뒷바퀴에 연결된 배터리 전원으로 바퀴를 구동시켜 최고 시속 25㎞까지 가능하다. 또한 페달을 밟으면서 주행할 경우 시속 50㎞를 주파한다.

노면이 울퉁불퉁한 도로나 오르막길에서 탑승자의 체중에 따라 출력.스피드가 자동 조절되는 첨단 부하식 감응장치도 장착했다.

휴대용 배터리 2개는 가정용 전기 콘센트에 연결해 2~4시간 충전으로 가동할 수 있다. 한번 충전해 30㎞ 이상을 달릴 수 있으며 페달을 함께 사용할 경우 50㎞ 이상 운행도 가능하다.

조선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한 奇사장은 자전거 분야와는 동떨어진 평범한 회사원이었다. 하지만 유럽.미국.일본 등지로 출장과 여행을 갔을 때 거리를 오가는 전기 자전거를 관심있게 지켜봤다. 성장성과 부가가치를 갖춘 사업이라고 판단하고 1998년 회사를 그만두고 전기 자전거 개발에 뛰어들었다.

과기원(KAIST)을 졸업하고 전기 자전거를 개발하던 洪모(32)씨를 만나 3년 동안 시행착오를 거듭한 끝에 2001년 10월 드디어 전기 자전거의 설계도를 완성했다. 투자 개발비로 20억원을 쏟아부었다. 또 매형(朴一權.48)의 도움이 컸다.

奇사장은 "값이 70만~2백만원대이며 중량도 30~40㎏인 수입 전기 자전거보다 싸고 가벼우면서 뛰어난 기능을 갖춘 제품을 개발하는 것이 꿈이었다"고 한다.

따라서 이 회사 제품은 수입용과 뚜렷하게 구별되는 기능을 지니고 있다. 일단 이달 중순부터 국내시장에 내놓을 전기 자전거는 출고 가격이 39만원으로 싸고 무게도 25㎏에 불과하다. 일반 자전거에도 배터리와 모터 장치를 설치할 수도 있다. 이처럼 우수한 기능으로 미국.일본.중국 등과 유럽연합(EU) 14개국 등 모두 26개국에서 특허를 따냈다.

奇사장은 "수동식과 자동식 구동 기능을 함께 갖춰 일반 자전거에 비해 운동성.기동성이 훨씬 뛰어나 출퇴근.통학용으로 적합하다"고 말했다.

2001년도 세계 시장에서 전기 자전거 판매량은 1백만대. 지난해 통계 수치가 아직 발표되지 않았으나 부품 생산량을 감안하면 판매량이 3배 정도 늘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奇사장은 내년 상반기까지 국내에서 4만대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또 30초에 한대꼴로 자전거를 생산하는 중국 시장 진출을 노리고 지난해 6월 상하이(上海)에 월 5만대 생산능력을 갖춘 공장을 설립했다.

지난달에는 현지 사업설명회를 통해 10만대 판매 계약을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해 말 일본에서 열린 전시회에서도 호평을 얻어 상반기 중에 오사카(大阪)에 합작 회사를 설립할 예정이다.

광주=구두훈 기자, 사진=양광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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