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이해찬 "세종시엔 여야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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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여야의 충청권 중진인 새누리당 이완구(3선·부여-청양) 의원과 민주당 이해찬(6선·세종) 의원이 ‘세종시 연대’를 결성했다. 두 사람은 13일 여의도 국회 앞의 한 식당에서 오찬 회동을 하고 ‘세종시 설치 등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과 ‘국가균형발전특별법 개정안’ 등 세종시 관련 법안의 연내 처리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회동 후 이완구 의원은 “세종시에 관한한 여야가 없다”며 “세종시특별법과 국가균형발전특별법을 다음 달 안전행정위 소위에서 우선 통과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음 주에 부총리와 총리를 차례로 만나 의견을 교환하고 합당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며 “특히 세종시의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재원조달을 위해 기획재정부의 광역발전특별회계에 세종시를 포함시키는 방안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이해찬 의원도 “행정부처 대부분이 세종시로 모인 만큼 세종시 발전은 국가 장래를 위해서도 중요하다”며 “12월 초까지 처리돼야 하고 내용에 있어서 여야 간 큰 이견이 별로 없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노무현정부 당시 세종시 건설을 주도했던 주역이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도 당 대표 시절 세종시 원안 고수 원칙을 가졌고, 대통령이 된 이후에도 세종시를 잘 발전시켜야 된다고 국무회의에서 강조하는 등 의지가 강하다”며 “공주·청양 등 인근 지역과 세종시가 균형 있게 연대해 발전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책도 도모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지난 4월 재·보선 때 국회에 재입성한 충남지사 출신인 이완구 의원은 당내 충청세를 규합해 내년 전당대회에서 당권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인물이다. 민주당의 충청권 최다선인 이해찬 의원과의 회동을 통해 자연스레 새누리당 내 충청권 대표주자의 이미지를 굳히려 한 것으로 보인다.

 이해찬 의원의 재등장에도 눈길이 쏠린다. 그가 공개적인 외부 행사에 모습을 드러낸 건 지난해 11월 18일 민주당 대표에서 물러난 뒤 1년 만이다. 당시 문재인 후보와 단일화 경쟁을 하던 안철수 의원 측이 문 의원의 배후에 이 의원이 있다고 의심하면서 대표직 사퇴를 요구하는 바람에 대표 자리를 내놓은 뒤 공식 행사에서 자취를 감췄다.

 민주당 관계자는 “야권 전략가로 통하는 이해찬 의원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활동을 재개했다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강인식·김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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