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봉서 7명 조난 절명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28일 하오 6시40분쯤 서울 성북구 우이동 백운대 인수봉 정상(해발803m)에서 자일을 타고 내려오던 유능진군(성북구 미아동 산75) 등 7명이 강풍에 자일이 얽히는 바람에 자일에 매달린 채 강추위에 얼어붙어 최성규군 등 2명이 추락사했고 5명은 자일에 매달린 채 동사했다.
이 조난으로 정상에서 발이 묶였던 11명을 포함한 16명의 등반 객이 동상을 입고 중태에 빠졌다.
경찰은 2백여명의 기동대원을 29일 상오 2시쯤 급파, 구조작업에 나서 동상자 16명을 백운 산장에 수용했으나 자일에 묶여 암벽에 붙어 있는 시체5구는 강풍과 한파 때문에 끌어내리지 못하다가 하오 백운 산장으로 옮겨 안치했다. 김수홍군과 최성규군의 시체는 구조대가 29일 상오 하산시켰다.
등반 객들은 주말을 맞아 하오 1시쯤부터 인수봉 뒷면 A코스를 따라 암벽에 올랐다가 하오 6시30분쯤 강풍과 추위가 몰아치자 정상의 서쪽 하강 코스에 자일을 4가닥으로 내린 후 내려오기 시작했다.
맨 먼저 자일을 탄 양희철군(21)이 정상에서 35m쯤 하강하고 오버행 바닥에 이르렀을 때 강풍에 날린 자일이 서로 얽혀 풀리지 않아 암벽에 발을 붙인 채 몸을 움직이지 못했고 뒤따르던 최군 등 6명도 꼼짝 못하고 매달려 있다가 추위에 얼어붙어 모두 실신, 최군 등 2명은 자일에서 떨어지고 나머지 5명은 자일에 감긴 채 암벽에서 동사했다. <관계기사6·7면에>

<사망자명단>
▲최성규(23·마포구 신수동 295 5통6반) ▲구자광(21·서대문구 영천동 6) ▲유능진(성북구 미아동 산75) ▲양희철(21·광주단지21) ▲김수홍(20·용산구 이태원동 64) ▲이채은(18·광운전고3년) ▲박찬갑(18·성북구 미아3동 507)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