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신 총리, 기자들에 정치문제 질문 금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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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뒤를 가리지 않는 즉흥 발언으로 유명한 탁신치나왓 태국 총리가 최근 유엔에 대한 말 실수 끝에 기자들에게 현장에서 정치적 질문을 하지 말도록 하는 이례적 조치를 취했다.

탁신 총리는 지난 3일 태국의 마약소탕전 과정에서 많은 인명피해가 나고 있는 사태에 대한 진상을 조사하기 위해 유엔 특별조사관이 태국으로 파견될 예정인데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유엔은 나의 아버지가 아니다"라고 대답했다.

탁신 총리는 사건이 불거진 다음날 각료회의에서 자신의 발언이 "약간 지나쳤을 수 있다"고 시인하고 앞으로는 정치적 문제에 대한 즉석 질문은 받지 않기로 했다고 시타 디와리 정부 대변인이 밝혔다.

시타 대변인은 앞으로는 기자들의 정치적 질문은 정부 대변인을 통해 탁신 총리에게 전달되고 탁신 총리가 스스로 답변할지 보좌관들에게 답변을 위임할지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외 언론 보도에 대해 과민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온 탁신 총리는 최근 마약 소탕작전에서 1천명이 넘는 인명피해가 발생하고 있는데 대한 비난이 일자 "어린이들을 망치는 마약거래자들은 피해를 당해도 괜찮다"라든지, 미국이 마약소탕에 대한 지원을 재검토할 것이라는 보도에 대해 "우리는 독립국가이기 때문애 개의치 않는다"고 말해 물의를 일으켰다.

한편 '신문의 날'을 맞아 열린 심포지엄에서 태국에서 통치자나 정부에 대한 비판 발언을 두려워하는 과거의 공포 분위기가 되살아 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마눈크릿 룹카촌 상원의장도 이 심포지엄에서 "나는 상원의장이지만 말하기가 두렵다'고 밝혔다.

지난번 총선에서 신생 정당인 타이 락 타이당이 압승하면서 권좌에 오른 탁신총리는 정보통신 재벌로서 금력을 함께 보유, 독재자로 군림하고 있다는 비판이 일부에서 일고 있다. (방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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