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주변에 고개든 암표 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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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일요일과 추석이 겹친 3일 시내 주요극장 주변에는 암표상인들이 들끓어 명절을 즐기기 위해 극장에 온 관람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서울시는 추석을 전후한 극장·공연장의 질서를 지키기 위해 지난1일부터 10일까지를 공연장질서 확립기간으로 정하고 이들 암표상인들에 대한 중점적인 단속을 하고 있는데 한가위인 3일 하루에 단속반에 의해 적발된 암표상인들은 모두 47명이나 됐다.
이들 암표상인들은 개봉관에 몰려든 관람객들에게 보통2∼3백원씩, 인기가 있는 외화에는 한 장에 5백원씩 웃돈을 얹어 단속반의 눈을 피해 팔았다.
추석을 맞은 고향에 성묘 가려 했으나 사정이 여의치 못해 가족과 함께 극장에 왔다는 회사원 김모씨(34.동대문구 제기동)는 명절 때의 암표상인들은 모처럼의 명절기분을 잡치게 한다면서 요금이 3백원인 「성웅 이순신」을 5백원씩 주고 4장 샀다고 불평했다.
또 김씨는 『암표상인들은 극장 스스로가 충분히 근절시킬 수 있는데도 극장측에서 소홀히 하고 있다』고 말하고 전화예약제도나 판매시간을 지켜줄 것을 바랐다.
서울시가 경찰과 합동으로 3일 하룻 동안 적발한 암표상인들은 「파라마운트」 극장에서 16명, 국도극장에서 15명, 「스카라」·명보·중앙극장에서 각각 5명씩,「피카디리」1명 등 모두 47명으로 그중 8명은 즉결에 넘기고 나머지 39명은 훈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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