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불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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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싸늘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요즘 주부들은 지난 한해동안 쌓아 두었던 겨울 이불과 요를 꺼내 미리 손질해 두어야 할 계절이다. 부피가 줄고 무거워진 솜을 다시 틀어온다거나 햇솜(면솜) 또는 화학솜을 새로 사서 새 이불을 꾸미는 일은 기성제품을 사는 것보다는 훨씬 많은 노력이 들지만 가격 면에서는 몇 갑절의 이득을 볼 수 있다.
시중에는 크게 나누어 면솜과 화학솜의 두 가지 솜이 나와 있다. 면솜은 보통 상품과 하품으로 구별되나 화학솜은 5∼6가지의 종류로 나뉘며 가격은 면솜상품과 화학솜 고급품을 비교할 때 면솜이 ㎏당 약1백원정도 비싸게 거래되고 있다. 화학솜의 종류에는 지난해까지 급격히 보급되었던 「아크릴」솜(「캐슈밀론」솜)과 「폴리프로필렌」솜(PP솜 또는 「파일론」솜)이 대표적인 제품으로 손꼽힌다.
그밖에도 화학솜에는 「비스코스·레이온」솜(「론벨」솜)과 「나일론」 「폴리에스터」솜 등이 있으나 PP솜이나 「캐슈밀론」솜에 비해 질이 상당히 떨어지며 흔히 PP솜에 혼합되어 소비자의 눈에 띄지 않게 팔리고 있다.
「폴리프로필렌」을 원료로 만든 「파일론」솜은 군소업자의 조악품이 「캐슈밀론」이라는 명칭으로 많이 팔리고 있으나 실제 고급「파일론」솜은 「캐슈밀론」에 못지 않은 보온성과 탄력성을 갖고 있다. 「파일론」솜과 같은 원료에서 같은 공정을 거치면서 좀더 정밀하게 뽑은 솜으로는 작년 12월에 개발, 금년 4월부터 시판되고있는 「해필론」이 있다.
「해필론」은 「파일론」이나 「캐슈밀론」과 같이 순백색의 솜이지만 감촉은 각기 다르다. 「파일론」솜은 감촉이 뻣뻣하며 굳은 감각을 주고 오래 사용하면 줄어드는 성질을 갖고 있으며 「캐슈밀론」은 까칠까칠한 느낌을 준다. 「해필론」은 「파일론」이나 「캐슈밀론」에 비해 훨씬 부드러운 감촉을 지니고 있으며 「파일론」솜보다는 탄력성과 보온성이 높다. 『오래 쓰면 부피가 줄어 굳어지는 「파일론」솜을 「캐슈밀론」으로 속여 팔아온 업자가 많다』는 「메이커」측의 말을 빌면 그동안 시중에서 거래되어 온 「캐슈밀론」솜의 품질을 바르게 평가하기는 어렵게 되어졌다. 더우기 「파일론」을 개량했다는 「해필론」 「메이커」에서는 『「해필론」이 「캐슈밀론」보다 가볍고(비중이 0·91대 1·14∼1·18) 보온성도 2배 이상』이라고 실험결과를 들어 주장하는 반면 「캐슈밀론」측에서는 『가짜만 사지 않으면 어느 모로 보나 양모의 성질을 닯은 「캐슈밀론」이 「해필론」보다 흡습성과 보온력에서 우수한 솜』이라고 선전하고있어 소비자들로서는 선택에 곤란을 느끼게 된다.
그러나 역시 선택의 기준은 탄력성과 부드러운 감촉이다. 사려고하는 솜 이외의 것이 혼합되어 있지 않은가를 확인하고 무게를 정확히 잰 뒤 가볍고 부드러운 것으로 고르면 안전하다. 이불을 사는 경우에는 원면제조회사의 보증표가 붙은 제품을 사거나 지역별 소비조합에서 사는 것이 확실하며 그 밖의 것을 택할 때는 속의 솜을 꺼내 볼 수 있는 것(쟈크)이 아니면 기성제품은 사지 않는 것이 좋다.
이불 하나를 만드는데는 약2㎏의 솜이 필요하며 가격은 면솜인 경우 종류에 따라 3·75㎏당 1천6백원∼2천원(원면은 8백원∼1천4백원), 「파일론」솜은 4백50g에 약1백80원, 「캐슈밀론」은 ㎏당 8백원, 「해필론」은 약2백원, 「론벨」솜은 1백40원정도로 살 수 있다. <정영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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