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도처에 CIA의 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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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워싱턴EPS합동】미 중앙정보국(CIA)은 소련지도자들이 「크렘린」궁에서 나누는 사담까지도 거의 믿기조차 힘든 교묘한 방법을 통해 도청해 오고 있음이 밝혀졌다.
CIA가 어떤 방법으로 이 같은 도청활동을 벌이고 있는지는 보안상의 이유로 밝힐 수 없지만 지난 몇 년 동안 크렘린의 주요인물들 사이에 오고가는 농담 또는 사소한 언쟁, 험담 등을 도청해 오고 있다.
이 대화록에 의하면 「레오니드·브레즈네프」공산당 서기장은 이따금 「워트카」주를 너무 과하게 해서 숙취로 고생하는 버릇이 있으며 「코시긴」수상은 건강이 나빠 불평을 자주 하는데 그의 불평은 꽤 근거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모택동 중공 당 주석을 비롯, 그외 후계자 임표 및 주은래 수상 등 거물급 지도자들은 오랫동안의 혁명과업수행으로 피로에 지쳐있으며 여기다 노쇠현상까지 겹쳐 맥을 못 추고 있다.
모 역시 「브레즈네프」처럼 미식가이자 호주가이며 여자안마사의 손길을 좋아하지만 「브레즈네프」처럼 상을 찡그리거나 투덜대는 일이 없다. 그러나 77세의 모의 걷는 모습을 보면 비록 몸은 꼿꼿한 자세를 유지하지만 이상하게도 왼팔을 축 늘어뜨린 채 천천히 걷는다. CIA는 모의 동작에 관한 「필름」을 세밀히 연구한 끝에 그의 시력이 노쇠현상으로 인해 무척 약해졌다는 결론을 얻었다. CIA는 또 모가 2년 전 양자강에서 수영을 했다는 것은 사실임이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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