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스펀 "미 경제문제 주범은 복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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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런 그린스펀(87·사진) 전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 의장이 “미국의 경제 문제가 복지혜택에서 비롯됐다”는 내용의 저서를 출간한다. 월스트리트저널 등 미 언론은 그린스펀이 22일(현지시간) 출간하는 저서 『지도와 영토』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았다고 보도했다. 그는 저서에서 “정치권이 복지를 늘리는 과정에서 저축이 감소했다. 저축 감소분만큼의 자금을 해외에서 빌리다보니 대외 채무가 5조 달러(5310조원)에 이르게 됐다”고 주장했다. ‘셧다운’ 사태의 책임이 늘어난 복지예산에 있다고 꼬집은 것이다.

 그린스펀은 1987~2006년까지 4차례 Fed 의장을 맡으며 ‘세계경제의 대통령’으로 불렸던 인물이다. 장기간 미국 경제의 고성장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지만, 동시에 시중에 자금을 과도하게 풀어 2008년 금융위기를 초래했다는 비판도 받는다. 뉴욕타임스는 그를 ‘미스터 버블(거품)’이라고도 불렀다. 하지만 그린스펀은 이에 대해 “당시 풀린 돈과 부동산 거품 사이엔 관계가 없다. 비이성적 기대감과 공포에 취약한 금융 부문이 문제였다. 금융위기를 겪으며 숫자에 의존하던 내 시각도 완전히 바뀌었다”고 반박했다.

한영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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