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유치원 '산타 출입 금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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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에 산타 출입을 금지하는 것은 '정치적 올바름(political-correctness)'이 도를 지나친 경우라는 주장이 있다.

일부 호주 유치원은 산타클로스가 소수민족의 감정을 상하게 할 수도 있다는 우려하에 이번 크리스마스에 산타의 출입을 금지한다고 멜버른의 '헤럴드 선'지가 보도했다.

한 유치원에서는 산타 대신에 어릿광대를 등장시킬 계획이며, 다른 유치원 한 곳은 크리스마스 파티 대신에 송년회를 열 것이라고 신문은 밝히고 있다.

또 다른 곳에서는 산타클로스에게 어떤 아이들에게 특히 주위를 기울여야 할 지 잘 선별해서 행동하도록 요청할 것이다.

"우리 유치원에는 이슬람교도 가족이 있는데 우리는 그들의 감정을 상하게 하고 싶지 않았다"고 신문은 유치원 직원의 말을 인용 보도했다.

호주에서 2번째로 가장 인구가 많은 빅토리아주에서 주말에 있을 투표를 앞두고 '산타 금지'문제는 정치적 이슈가 됐다.

빅토리아주의 야당인 자유당의 로버트 도일 대표는 '산타 금지'와 관련해 노동당 소속 스티브 브랙스 빅토리아주 총리를 비난하며, 이는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이 완전히 도를 지나친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대부분의 어린 아이들은 산타를 좋아한다. 산타가 정치적으로 옳지 못한 일을 하거나 아이들의 정서에 해를 미치는 일을 하는 걸 본 적이 없다"고 도일 대표는 말했다.

주 정부는 도일의 이런 주장을 무시해버렸다.

"로버트 도일이 이 사안을 현 브랙스 정부와 연결시키려하고 있다면, 그가 진정으로 아이들을 걱정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고 대변인이 말했다.

올해 초 발표된 센서스 자료에 따르면 대다수의 호주인들은 기독교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대 단일 종교는 카톨릭으로 전체 인구 약 2천만명 중 거의 5백만명이 카톨릭 신자다.

기독교인 전체를 합하면 인구의 68%를 차지하는데 반해 불교신자와 이슬람교도는 각각 2%, 1.5%미만 정도다.

센서스 응답자의 25% 이상은 '무교'라고 답하거나 이 질문에 답을 하지 않았다.

MELBOURNE, Australia (CNN) / 김수진 (JO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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