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黨權경쟁 시작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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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당권 레이스에 불이 붙었다.

이재오(李在五)의원은 2일 당 기자실에서 대표 경선에 출마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이미 각축 중인 최병렬(崔秉烈).김덕룡(金德龍).강재섭(姜在涉) 의원도 곧 공식 선언을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崔.金.姜의원이 앞서는 3강 구도다. 진보적 성향인 李의원은 "노무현 시대에 걸맞게 한나라당 지도자상에도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의 가세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이번 선거는 '40만 당원 우편투표제'로 치러진다. 보수적인 분위기의 한나라당에서 투표 방식의 변화가 서열 파괴로 이어질 것인가 관심이다. 1만명 안팎의 대의원이 투표권을 가졌던 종전의 당권 선거와는 다를 것이기 때문이다.

가장 큰 변수는 서청원(徐淸源)대표의 출마 여부다. 徐대표 측근과 일부 수도권 의원 등은 그의 재출마를 강권하고 있다. 이들은 "내년 총선에서 당의 얼굴로는 徐대표가 가장 무난하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徐대표 자신도 출마 쪽에 기운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 체류 중인 이회창(李會昌)전 총재의 의중도 변수다. 李전총재의 측근 그룹에는 중진들이 많다. 수적으로도 아직 당내 최대 세력이다. 여기에 李전총재의 이달 중 귀국설도 나돈다.

그럴 경우 당권 경쟁은 직.간접적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李전총재 측은 "귀국이 결정된 바 없으며 당권 경쟁에는 전혀 관여치 않겠다는 게 본인의 뜻"이라고 말하고 있다.

당권 경쟁은 내년 4월로 예정된 17대 총선 공천권의 향배를 좌우할 것으로 보여 더욱 격화될 전망이다.

남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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