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통령 선거전 뜨겁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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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 후보(왼쪽)는 노무현 후보에 비해 대북정책에 있어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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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보

이번주 투표일이 다가오면서 한국 대통령 선거전의 열기가 뜨겁다.

목요일인 투표 날짜가 임박한 시점에서도 선두의 두 후보가 핵문제와 관련한 북한과의 교착상태를 보는 관점에서 첨예하게 대립, 선거 결과는 여전히 예측을 불허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한국인들은 북한과의 대화를 주장하는 여당 민주당의 노무현 후보와 북한에 강경 입장을 취하며 외교적 압력행사와 지원 중단을 주장하고 있는 야당 한나라당의 이회창 후보 중에서 결정을 내려야 한다

이번 선거는 대통령 선출이란 의미 외에도 한미 관계에 대한 국민투표라 할 수 있으며, 동시에 주한미군 3만7천명에 대한 재판권을 결정하는 양국간 협정의 운명이 이에 달려있다.

두명의 여중생 사망 사건과 관련된 미국 병사 2명이 무죄 판결을 받은 이후 한국 전반에 반미 감정이 확산되면서 젊은 유권자들은 노무현 후보 쪽으로 기울고 있다.

하지만, 북한 문제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는 분위기는 보수적인 이회창 후보에게 호재가 될 수 있다. 이 후보의 대북관은 북한을 '악의 축'으로 규정하며 대량파괴무기를 사용하지 못하게 기필코 막아내야 한다고 주장하는 미국측의 입장과 거의 맥을 같이 한다.

유권자도 나뉜다

한반도에 긴장이 고조되면서 유권자들도 분명하게 나뉘고 있다. 좀더 개방적인 젊은 유권자와 공원에서 시간을 보내며 특정후보에 대한 지지나 반대 입장을 나타내는 구세대 간의 차이가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이회창은 대통령이 될 자격이 없다. 그 사람은 자기 아들이 너무 말랐다는 이유로 아들을 군대에 보내지 않았는데, 이건 말도 안된다"고 한 나이든 시민이 말한다.

보수적인 이회창 후보를 둘러싸고 있는 이러한 스캔들과 개방적인 노무현 후보가 너무 불안정하다는 비판론이 나이 지긋한 한국인들 사이에 여전히 크게 작용하고 있다.

"외국 투자를 끌어들이고 우리나라를 위해 뭔가 더 잘할 수 있는 사람이 대통령이 돼야 한다"고 한 시민은 말한다.

하지만, 젊은 세대들은 아직 마음의 결정을 내리기가 힘든 것 같다.

쉬는 날

한국의 총 유권자 수는 3천5백만명이다.
서정치란 이름의 남성은 아직도 누굴 뽑을지 결정하지 못했고, 투표를 할 건지도 확실히 모르겠다고 말한다.

"아직도 살펴보는 중이다. 만일 제대로 된 정책이나 경제상황에 대한 공약같은 것이 없다고 생각되면 이번에 투표를 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서씨는 말한다.

2·30대 유권자들에게는 선거일이 또다른 의미를 갖는다.

"선거에서 가장 좋은 점은 하루 쉰다는 거다. 그게 제일 좋은 점이라고 생각한다"고 서씨는 말한다.

한국 총 유권자의 2/3는 50세 이하이기 때문에 한국에서는 제한된 정치적 관심을 끌어내기 위해 인터넷을 집중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아마도 인터넷이 젊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여서 그들이 실제로 투표하러 가게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허운나 의원은 말한다.

한국의 총 유권자수는 전체 인구 4천8백만명 중 3천5백만명이다.

SEOUL, South Korea (CNN) / 김수진 (JO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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