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 체감경기 4년째 악화 대형마트·SSM보다 경기 탓"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4면

‘추석 대목’ 때도 전통시장 상인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는 2010년부터 해마다 나빠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시장경영진흥원에 따르면 지난달 ‘전통시장 경기동향지수(M-BSI)’는 68.6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0.7포인트 떨어졌다. 9월은 추석 맞이 제수·선물 판매가 활발하지만 2010년 95.0, 2011년 80.7, 2012년 69.3 등 해마다 하락세인 것이다.

 그래도 전달인 8월에 비해서는 27포인트나 올랐다. 진흥원은 “추석 때 유동인구가 늘고 제수용품과 선물 등을 구입하는 고객이 많아 전월보다 체감경기가 크게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경기침체가 계속되고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M-BSI가 기준치(100)를 못 넘고 있다는 것이다.

 시장 상인들은 침체의 원인으로 경기침체(40.6%)를 가장 많이 꼽았다. 소비가 감소하는 시기(19.0%)라는 답이 뒤를 이었다. 전체적인 소비침체 때문이라는 응답이 절반을 훌쩍 넘긴 것이다. 대형마트·기업형수퍼(SSM) 때문이라는 응답은 13.6%에 그쳤다.

 진흥원은 전국 전통시장의 1306개 점포를 대상으로 실제로 경기가 어떻다고 느끼는지 전화로 조사해 M-BSI를 측정했다. 이 지수가 100일 때 체감경기를 ‘보통’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판매 업종에 따라 원인을 바라보는 시각에 큰 차이가 났다. 경기침체로 인해 매출이 나빠졌다는 의견은 의류·신발(44.8%)과 가정용품(43.4%) 상인이 많았다. 시장 내 농산물 점포는 대형마트·SSM 탓이라는 의견이 44.5%로 경기침체(29.3%), 소비감소(13.5%)보다 훨씬 비중이 높았다. 축산물 상인도 대형마트·SSM 때문이라는 의견이 27.8%로 경기침체(27.4%), 소비감소(23.7%)와 엇비슷했다.

구희령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