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특권층, 한국 드라마 즐겨도 개방엔 부정적…"박시후, 젊은여성들 사로잡아"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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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SBS 드라마 `검사 프린세스`]

북한 특권층 자녀들이 여전히 한국 드라마에 빠져있지만, 이들은 북한 사회가 변하면 자기들의 기득권을 잃을까봐 오히려 염려하고 있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최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몇 년 전 난민자격으로 미국에 정착한 탈북자 김철호(가명)씨는 얼마 전 북한 친구와 전화하다가 “한국 드라마 ‘검사프린세스’를 간부자녀들이 돌려본다는 얘기를 듣고 깜짝 놀랐다”며 “나도 ‘검사프린세스’를 보지 못했는데, 북한 친구가 드라마의 줄거리와 거기에 참가한 배우들의 실명까지 다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이 드라마에 출연한 배우 박시후가 젊은 북한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고 전했다.

또 김일성종합대학에 재학중인 한 여학생은 아프다는 핑계를 대고 학교에도 가지 않고 이 드라마를 다 봤는데, 다음날 눈이 퉁퉁 부어 나타나자 학급 친구들은 그가 진짜 아파한 것으로 알고 있을 정도였다고 김씨는 전했다.

이 학생의 아버지는 국가안전보위부에 다니는 고위 간부지만, 그의 어머니 또한 한국 드라마에 완전히 빠져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한국 드라마를 본 북한 간부들은 정작 북한 사회 변화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RFA는 보도했다.

한 북한 간부의 자녀는 드라마를 본 후에 재미있다고 말을 하면서도 “한국이 저렇게 발전했는데 과연 우리 같은 사람들이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하는 우려를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고위층은 남북이 통일됐을 경우 자기들의 직위와 특권을 잃을까봐 더 두려워한다고 김씨는 덧붙였다.

평양을 탈출해 미국에 정착해 사는 또 다른 탈북자도 “북한에서 한국 드라마를 보는 사람은 웬만큼 먹고 살만한 사람들”이라며 “이들이 드라마에서 배우는 것은 한국 젊은이들이 입는 옷이나 신발, 머리단장, 화장품과 같은 유행”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 특권층은 통일이 되더라도 자기의 지위와 특권이 보장되는 그런 사회를 원한다”면서 “한국 드라마가 들어간다고 해서 북한 사회가 변할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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