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타시나요, 햇빛이 약입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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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비 한 번에 내복 한 벌’이란 속담이 있다. 가을에 비가 내리고 나면 기온이 뚝 떨어져 본격적으로 서늘한 날씨가 시작된다는 뜻이다. 11일 새벽 서울 등엔 비가 내렸다. 옷장 깊숙이 놓아두었던 두툼한 옷을 꺼낼 때가 다가온 것 같다. 그런데 날씨가 차가워지면 옷차림만 바뀌는 게 아니다. 사람의 감정도 덩달아 출렁인다. 서늘해진 날씨 따라 괜스레 우울하고 허탈한 마음이 든다. 가을만 되면 특별한 이유 없이 우울해지는 증상을 흔히 ‘가을을 탄다’고 말한다.

 과학적으로 보면 어느 정도 근거가 있다. 가을에는 여름에 비해 일조량이 줄어든다. 이에 따라 세로토닌이나 멜라토닌 같은 신경전달물질의 분비가 줄면서 들떴던 기분이 차분해지고 가라앉는다. 누구에게나 좋아하는 계절이 있듯 가을의 차분함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너무 가을을 타는 것도 건강엔 좋지 못하다. 우울한 기분이 2주일 이상 지속된다면 계절성 우울증에 빠질 수도 있다.

일조량 부족이 원인인 만큼 병원에선 인위적으로 빛을 쬐게 하는 광선 치료를 한다. 하지만 치료보다는 예방이 우선인 법. 자연의 빛을 많이 쬐고 만끽하는 게 좋다. 햇볕을 쬐면 비타민D를 보충할 수 있다.

주말 날씨는 아침 6~16도, 낮 21~25도로 일교차는 크지만 대체로 쾌청하겠다.

장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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