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동 어려운 동파키스탄 불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야햐·칸」대통령이 무기한 연기했던 제헌의회를 오는 25일 소집하겠다고 6일 발표하여 반란 상태에 접어든 동파키스탄의 『분노』를 무마하러 나섰다.
그러나 「야햐·칸」대통령의 이러한 발표가 있은지 불과 하루만인 7일 동「파키스탄」의 「아와미」연맹지도자 「무지부르·라만」씨는 15만명이 모인 7일의 군중집회에서 계엄령 해제, 군대의 철수 등의 조건을 내세우고 이것이 관철되지 않으면 제헌의회가 소집되더라도 「보이코트」하겠다고 맞섰다.
「야햐·칸」대통령은 지난달 27일 제헌의회의 소집을 연기할 때 동「파키스탄」을 대표하는 「아와미」연맹과 서「파키스탄」의 인민당을 비롯한 제정당이 헌법제정에 의견이 엇갈리므로 이를 조정하겠다는 구실을 내세웠다.
이는 「아와미」연맹이 제헌의회에서 절대 다수를 차지하여 독립이래 23년 동안 서「파키스탄」중심의 통치에 시달려온 동「파키스탄」의 자치를 허용하는 내용의 헌법제정이 확실하므로 이를 저지하기 위해 취해진 조치였다.
국방·외교를 제외한 재정 행정을 분리하자는 동「파키스탄」주장은 경제적으로 크게 의지하고있는 서「파키스탄」으로 서는 참기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파키스탄」의 재계·군부를 휘어잡고 있는 서「파키스탄」에서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던 것.
그러나 총칼로써 동「파키스탄」의 요구를 묵살할 수 있다고 믿었던 군부의 자신은 이번 사태로 궁지에 몰려 「야햐·칸」대통령은 25일의 제헌의회 소집형식으로 양보했다.
그러나 처음에는 단순한 동서 차별 정책의 개선을 들고나섰던 동「파키스탄」의 요구는 군부의 무자비한 탄압으로 희생자가 속출하자 자치권이 허용된 연방안의 한계를 넘어선 「벵골」공화국의 독립 요구로까지 「에스컬레이트」되고 있어 앞날은 결코 내다보기 어려운 형편에 놓인 것 같다. <김동수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