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말(馬)교과서' 펴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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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그동안 말(馬)과 관련된 전문서적이 없어 학생들을 가르치는데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이론보다는 말과 함께 생활하면서 현장 위주의 실습을 주로 할 수밖에 없었죠. 미흡하지만 이 교과서를 계기로 많은 책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특성화 고교인 전북 남원 한국경마축산고 윤용주(尹鎔周.40)교사가 국내 처음으로 말에 대해 체계적으로 서술한 교과서를 펴냈다.

최근 尹교사가 펴낸 책은 '마필관리'과 '말의 이해' 두 권이다. 전북도교육청의 인증을 받아 새학기부터 수업교재로 사용할 이 책은 말의 성격과 생리학적 특성, 말과 인간의 관계 등을 말에 대한 모든 것을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전남 순천대 농업교육과학과를 졸업하고 1988년 축산고에서 교편을 잡은 그가 책을 펴내기로 한 것은 지난해 2월. 하지만 참고할 만한 전문서적이 없어 교과서를 만드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때문에 尹교사는 1년여 동안 매일 3~4시간씩 말과 함께 지내야 했다.

기초자료를 수집할 때는 말과 함께 24시간을 보내면서 밤을 새우기도 했다. 새벽에 졸음을 이기지 못해 잠이 들었을 때 말의 발에 차여 몸에 멍이 들기도 했다고 한다. 특히 한국마사회에서 지낸 한달 동안은 경주마를 직접 타고 달리다 떨어져 부상하는 등 숱한 어려움을 겪었다.

그는 "우리나라에서 경마가 상당히 인기를 끌고 있는데도 이와 관련된 전문서적이 없는 것이 아쉽다"며 "책을 완성하는 데 마사회의 도움이 컸다"고 말했다. 또 도교육청에서 지원한 3천만원도 큰 힘이 됐다.

그는 "말에 관한 첫 교과서이기 때문데 아직은 허술한 점이 많지만 앞으로 보완작업을 거쳐 완벽한 전문서적으로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남원=서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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