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클랜드 빌리 코치, 화이트 삭스행

중앙일보

입력

2002시즌 종료후, 예년에 비해 잠잠하기만 하던 스토브리그를 화려하게 달군 초대형 빅딜이 터졌다.

이번 빅딜로 인해 6명이 동시에 유니폼을 갈아입게 됐다. 빅딜의 최대 주인공은 바로 올 시즌 아메리칸리그 롤레이즈 구원상을 수상한 어슬레틱스의 특급 마무리, 빌리 코치(27). 빌리 코치는 어슬레틱스 동료 2명과 더불어 내년 시즌부터 화이트 삭스 유니폼을 입게 된다.

반면, 내년 시즌부터 어슬레틱스의 유니폼을 입게될 화이트 삭스 선수는 2001시즌 42세이브 포인트를 기록했던 화이트 삭스의 우완 투수 키스 폴크(30), 포수 마크 존슨, 마이너리그의 유망주 우완 정통파 투수 조셉 발렌틴과 함께 약간의 현금이 얹어질 전망이다.

빌리 코치는 올 시즌 자신의 생애 최고 기록인 44 세이브 포인트를 기록하며 45 세이브 포인트를 기록한 에디 과다도(미네소타 트윈스)에 이어 아메리칸리그 마무리 부문에서 2위를 차지하는 발군의 성적을 기록했다.

화이트 삭스의 단장 켄 윌리엄스는 "리그 최정상급의 클로저인 코치에 대한 영입 결정은 중장기적인 팀의 플랜중의 일부분일 뿐이며, 앞으로 이런 체질 개선은 완성을 위해 서서히 진행될 것." 이라고 말해 화이트 삭스측의 변화의 시작이라는 분석을 가능케 하고 있다.

한편, 어슬레틱스 측에서도 이번 빅딜을 상당히 반기는 분위기. 어슬레틱스의 빌리 빈 단장도 "최고의 투수(빌리 코치)를 잃었지만, 수준급 투수(키스 폴크)와 주전포수인 라몬 에르난데스의 뒤를 받혀줄 백업 포수(마크 존슨)의 영입으로 팀 전력이 한층 업그레이드 됐다."고 자평하고 있다.

이번 트레이드 대상에 포함된 키스 폴크(30)는 체인지업을 주무기로 구사하는 투수로서 2001시즌 45 SVO(세이브 기회)중 42세이브 포인트를 기록한 수준급 클로저였지만 올 시즌 들어서는 방어율 2.90, 2승(4패), 11세이브 포인트를 기록했다.

전년에 비해 부진을 면치못하며 안토니오 오수나, 마티와 더불어 화이트삭스의 집단 스토퍼 체제의 불안한 한 축을 담당했던 선수다. 어슬레틱스로 옮기면서 빌리 코치의 빈 자리 혹은, 롱릴리프를 맡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편, 불안했던 화이트 삭스의 빗장채우기에 나설 예정인 코치는 올 시즌 11승(4패), 방어율 3.27을 기록했으며 주무기는 최고 구속 99마일에 달하는 강력한 직구. 투구 패턴도 도망가는 피칭보단 직구 하나로 정면 승부를 걸어오는, 복싱으로 말하자면 인파이터 스타일이다. 하지만 그에게는 '제구력 불안'과 '변화구 구사능력 부족'이라는 약점이 문제.

올 시즌 93.2이닝을 던져 46개의 사사구를 허용할 정도로 마무리투수로서는 불안정한 제구력이 문제다. 게다가 한번 페이스가 흔들리면 겉잡을 수 없는 지경으로 게임을 몰고 간다는 점에서 위기관리 능력에서도 문제점을 보유한 투수지만 나이가 아직 젊고 무엇보다 강력한 직구를 뿌릴 수 있다는 점에서 잠재력만큼은 무궁무진한 투수임에 틀림없다.

어슬레틱스의 유니폼을 입게될 조셉 발렌틴(22)이라는 마이너리그 우완정통파 투수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올 시즌 화이트삭스 산하 AA 버밍햄 배론즈 소속으로 59와 1/3이닝 투구, 방어율 1.96, 4승(1패), 36세이브를 기록한 마이너리그 유망주. 피안타율은 .173에 불과하며 피홈런은 시즌 내내 단 1개만을 허용했을 정도로 위력적인 구위를 보유한 기대주다.

이지우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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