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인터넷에선] 네티즌 組閣평가 엇갈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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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대통령의 법무부장관 인선에 대한 설명은 훌륭했다. 임기 내내 이 같은 의지가 관철됐으면 좋겠다"(sgoiman)

"변화와 개혁을 바라는 대다수 국민의 열망을 외면한 형편없는 내각이다. "(이하순)

27일 오후 노무현 정부의 첫 내각 인선이 발표되자 청와대 홈페이지 등 주요 인터넷 게시판은 장관 인선에 대한 품평으로 시끌벅적했다.

네티즌들은 "한번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는 호평과 "국민 추천으로 뽑겠다더니 이게 뭐냐"는 냉소가 극명히 엇갈렸다.

긍정적인 그룹에서는 "각 분야에서 골고루 선별한 인사"(nayjlee), "여성 법무부장관과 영화감독 문광부장관이라니 정말 멋지다"(cheij)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러나 "학벌을 철폐한다더니 어떻게 여전히 서울대 판이냐"(실망), "고건 총리에게 이렇게 끌려다녀서야 어떻게 개혁을 하나"(kim67)하는 비판도 상당수 있었다.

이번 내각 구성은 인터넷으로 시작해 인터넷으로 끝이 났다는 말이 나올 만큼 네티즌들이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인터넷으로 접수된 장관 후보자만 6백12명이나 됐다.

오명(吳明)아주대 총장은 교육부총리에 내정됐다가 네티즌들이 "반(反)개혁적 인사를 교육부 수장에 앉힐 수 없다"며 들고 일어나자 본인이 장관직을 고사했다.

인터넷 여론 때문에 입각이 무산된 첫 케이스다. 끝내 교육부총리가 공석인 채 내각 명단이 발표되자 게시판에는 "교육부총리는 철두철미한 개혁마인드로 무장된 인사를 앉혀야 한다"는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김화중(金花中)보건복지부 장관도 "간호협회장 출신이 보건의료 개혁을 어떻게 공정하게 단행할 수 있겠느냐"는 비판이 나와 한때 입각이 위태로웠다는 후문이다.

이 같은 인터넷을 통한 국민의 정치참여 확대는 높은 평가를 얻고 있지만 자칫 '인터넷 포퓰리즘'으로 흐를 가능성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김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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