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와 자녀간에 이해의 대화를-대한 어머니회 주최 강연에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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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한때 많은 부작용을 일으켰던「치맛바람」이 중학교의 무시험입학으로 고개를 숙이면서 어머니가 자녀들을 위해 어떻게 돌봐주는 것이 진정한 도움이 될 수 있을까하는 문제가 여러 각도에서 검토되어왔다. 다음은 대한 어머니회가 22일 하오2시 청소년회관에서 가진 이관용씨(서울대학교 학생지도연구소연구부장)의 강연, 『어머니는 자녀에게 무엇을 해주어야 하나』를 간추린 것이다.
70여명의 어머니들이 참석한 이날 강연회에서 이씨는 어머니들이 하루속히 그릇된 고정관념에서 탈피, 자녀들을 충분히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이 「이해」는 『이해하겠다』는 논리적인 의지가 아니라 감정적, 즉 사랑으로만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 동안 많은 학생들을 상담해오면서 『부모와 자녀간의 대화 부재』를 절실히 느꼈다는 그는 의사소통이 안되어 자녀들의 생각을 모른체 부모가 자기가 겪었던 경험이나 고생을 자녀에게 너무 강요하는데서 문제가 일어난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부모, 특히 어머니는 자녀와의 충분한 의사소통으로 어머니로서 자녀를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자녀들의 입장에서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흔히 어머니들이 부모의 불화에 자녀들을 끌어들여 자녀들은 여기에 부담과 반발을 느끼고,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고 예를 든 이씨는 부모의 일은 부모사이에서 해결하고 자녀에 대한 태도에는 일관성을 지녀야 한다고 말한다.
또 이씨는『자녀에 대한 어머니들의 과잉보호가 자녀들을 무능하게 만들고있으며, 정서적으로 어머니에게서 친구를 찾는 사춘기에 어머니들이 자녀들을 예속시키려함으로써 서로의 거리를 만들고있다』고 지적했다.
어머니들의 소위 「뒷바라지」는 아이들이 원하는 범위에서 이루어져야하며 자녀들이 받아들일 수 없는 「부모의 기대」는 자녀들에게 부담만을 준다고 한다. 그러므로 대학진학·재수문제 등에 자녀중심으로 생각하는 어머니의 배려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어른이 바라는 아이」를 뜻하는 『착한 아이가 되라』는 말이 바로 개성 없는 무능한 아이가 되라는 말이라고 설명한 그는 10년 후, 20년 후 그 자녀가 살아갈 세계가 어떤 사회인지 어떻게 알겠느냐고 반문했다. 따라서 변화의 속도가 빠른 현대에는 최대한으로 부모가 자녀에 양보하는 것이 문제를 감소시키는 길이라는 것이다.
보통 어머니들이 고등학교시절까지 자녀들에게 지나치게 간섭을 하고도 대학생이 되면 완전히 무관심상태로 돌아간다. 이러한 어머니들의 갑작스런 무관심은 아직 자기를 찾지 못한 자녀들을 당황하게 하고 문제를 야기시킨다고 지적한 이씨는 어머니들이 자녀들의 대학생활에도 알 것은 알아야한다고 어머니들의 주의를 환기시켰다.
이날 강연에서 이씨는 『자녀들의 지도는 한마디로 처방을 내릴 수 없는 것으로 오직 백지상태에서 자녀들의 입장을 이해하여 밝은 거울이 되어야한다』고 결론지었다. <권처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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