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로 보는 사설] 송전탑 765kV 송전선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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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밀양송전탑은 땅에서 140m나 떠 있는 765kV 전선들이 늘어서 있는 거대한 구조물이다. 세계 최대 규모다. 신고리 원자력발전소에서 만든 전기를 북경남 변전소를 거쳐서 여러 지역으로 나르려고 만든다.

 송전선로가 지나가면 1억4000만원인 논밭이 절반인 7000만원으로 떨어진다. 비가 오면 고압선에서 윙윙거리는 전기 소음이 나고 전자파가 사람과 가축에게 해롭다고 불안해 한다. 주민들이 거세게 반대하자 한국전력은 용역을 투입했고, 이 과정에서 일부 인권 침해가 있었다. 자살한 경우도 있다.

 송전탑은 밀양에서 세상의 관심을 받았지만 어느 송전탑이 밀양에만 있겠는가. 송전탑은 나라 곳곳에 서 있기에 전국적인 문제다. 공공 갈등을 어떻게 평화롭게 푸는지 정부가 방법을 마련하고 사회의 역량을 키워야 한다. 일을 밀어붙이다가 나중에 갈등을 키운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주변부에 원전을 세우고 전기를 만들어 중심부로 공급하려면 송전탑이 많아진다. 한국은 원전이 23기로 세계 5위인데, 앞으로 14년 사이에 11기를 더 지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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