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서 온 택배 뜯어보니 … 김일성 전기, 북 선전 DVD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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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세관에서 적발한 북한 달력.

북한 조선노동당이 출판한 체제 홍보 서적과 북한 홍보 동영상 등이 국내로 반입되려다 세관에 잇따라 적발됐다.

국회 기획재정위 소속인 민주당 이낙연 의원이 29일 관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특수통관 반입 적발물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2월 이후 10여 차례에 걸쳐 북한 서적 30여 권과 DVD·CD 등 40여 점, 북한 달력 27점 등이 통관 과정에서 적발돼 세관에 압수됐다. 이들 서적과 홍보물 등은 해외에서 택배와 우편 등을 통해 인천공항세관 등을 거쳐 국내로 반입되는 과정에서 내용물이 확인된 경우다.

 불법 반입이 시도된 물품에는 조선노동당출판사에서 1990년대 출간한 『김일성 세기와 더불어』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의 혁명 활동 약력』 『불요불굴의 혁명투사 김정숙 동지를 회상하며』 『김일성 사회주의 농촌 테제의 실현을 위하여』와 평양출판사에서 펴낸 『위대한 인간 김정일』 『김일성 주석과 민족대단결』 등이 포함됐다. 김일성 부자의 치적과 체제 홍보를 위한 선전물들이다.

지난해 7월 압수된 DVD·CD에는 ‘최신 조선가요’ 등 일반적인 북한 자료도 있었지만 올 3월과 7월 각각 압수된 VCD·DVD에는 ‘이름 없는 영웅들’ 21장, ‘붉은 신호탄’ ‘소년 근위대’ ‘전쟁이 끝날 무렵’ ‘보이지 않는 요새’ 등 북한 체제를 부각하고 대남 대결 구도를 고취하는 동영상 등이 포함됐다. 지난 1월엔 ‘위대한 김일성 동지와 김정일 동지는 영원히 우리와 함께 계신다’고 적힌 2013년도 신년 달력 5종 27점이 통관 과정에서 압수됐다. 이들 벽걸이용 달력은 ‘주체 102년(2013년)’으로 표시돼 있다.

 이 의원실 관계자는 “압수된 북한 물품은 관계 당국의 허가를 받지 않은 채 무단으로 반입이 시도됐던 것들”이라며 “관세청은 해당 물품을 압수하고 대공 용의점 여부는 국정원에서 조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 북한 서적과 자료 등은 대부분 중국에서 반입이 시도됐다. 이 의원은 북한 물품의 반입이 잇따라 적발된 데 대해 “당국의 철저한 조사가 뒤따라야 한다”며 “그러나 단순 연구 목적도 있을 수 있는 만큼 반국가적인 시도와 순수한 연구 목적은 구분해서 처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채병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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