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letter] 북서울미술관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342호 04면

서울 중계동 등나무 근린공원 한 켠에 멋드러진 건물이 문을 열었습니다.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입니다. 지하 3층 지상 3층에 연면적 5000평이 넘는, 시원하면서도 아기자기한 공간입니다. 공원에서 계단을 통해 언덕을 올라가면 건물 옥상공원과도 연결되지요. 건물 앞 잔디 공원에는 악어 조각과 정자가 휴식같이 펼쳐져 있는 곳입니다. 올해 서울시 건축상 대상을 받을 만해 보였습니다. 지하철 7호선 하계역과 중계역 사이에 있어 접근성도 나쁘지 않습니다. 24일 저녁에 열린 개막식은 아주 좋았습니다. 서울시립미술관 소장품을 대거 방출해 꾸민 개막전도 푸짐했지만, 그보다 모인 사람들이 더 근사했습니다. 아이에게 그림을 설명해주는 엄마, 교복을 입은 학생들, 젊은 연인 혹은 부부, 물끄러미 작품을 쳐다보는 할머니들의 표정 하나하나가 예술 작품이었습니다. 돌 지난 아들을 유모차에 태우고 작품을 관람하던 주부 조상인씨는 “집이 동부이촌동인데 자주 와보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자주 가야죠. 도서관에 한 번 가서 거기 있는 책 다 읽고 나올 수 있겠습니까. 그저 갈 때마다 한 권씩이라도 읽으면 하루가 보람찬 거죠. 미술관도 마찬가지 아니겠습니까. 오늘은 김환기, 내일은 백남준, 모레는….

어린이 미술관에서 신나게 뛰어노는 아이들을 보면서 이제 우리도 미술 강국이 머지않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릴 적부터 미술관에서 노는 아이들은 뭐가 달라도 다를 테니까요.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