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덕<이대음대 학장>|초롱 들고 교인들 집 순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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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떠들썩하지도 화려하지도 않은「크리스마스」를 나는 지내 왔다. 몇 분의 친척과 가족만으로 단란하게「크리스마스·파티」를 꾸미는 것을 나도 우리 가족도 가장 좋아하고 흐뭇해한다. 정성껏 준비한 선물과 몇 가지「캐롤」합창, 이것이 우리 집「크리스마스」이다. 또 우리는「크리스마스」에 한국적인 윷놀이로 한결 분위기를 따뜻하게 만들고 있다.
나는「크리스마스」엔 여학생 시절 찬양대에 끼어 보낸「크리스마스」꼭 기억해 낸다. 추운 겨울밤 초롱을 들고 찬송가를 부르며 교인들의 집을 방문하고, 그리고 서대문 형무소에 들러「크리스마스」행사를 끝맺었던 그 때의 벅찼던 마음은 지금도 나를 흐뭇하게 해준다.
또 얼마 전 주한 외국 기관 기관장 부인들의 모임인「뱀브·서클」의 모임에 나가면서 「크리스마스」에 보낸「파티」도 무척 아름다운 것이었다. 간단한 선물을 준비해 그 동안의 생활과 가족의 얘기로 보내는 그런「파티」였다. 이「파티」와 함께 가족「파티」가 아니면서도 우리를 포근하게 해주었던 몇몇 친지들의 모임으로 꾸민「한양 회」에서의「파티」가 있다. 여기서는 가족들 모두가 같이 모여 서로서로 이야기로 밤을 밝혔었다. 이렇게 조촐한「크리스마스」를 즐기는 나는 올해도 몇 가지 음식과 선물을 장만,「크리스마스·파티」를 마련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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