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외교협회 "한·미관계 최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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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미국 외교협회(CFR)는 26일 "북핵 문제로 한.미 동맹관계가 수십년 만에 가장 악화됐다"면서 한.미관계의 현주소를 일문일답 형식으로 정리해 인터넷 홈페이지(http://www.cfr.org)에 실었다. CFR는 미국에서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국제분야 전문 연구소다. 다음은 일문일답 요지.

-한국과 미국 간의 불화가 어느 정도인가.

"전문가들은 한.미 관계가 수십년 만에 가장 높은 긴장 관계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50년간 유지돼온 한.미 동맹을 되살리는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한반도 전문가인 돈 오버도퍼(존스홉킨스대)교수는 '정치적 의지만 있으면 양국이 얼마든지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

-한.미 관계가 악화된 원인은 무엇인가.

"미국의 조지 W 부시 행정부는 북한의 핵 개발을 포기시키기 위해 강압적 수단을 동원하고자 한다. 그러나 남한은 이 방법에 주저하고 있다. 미국은 남한의 이런 태도를 못마땅하게 여기고 있다. 또 미국은 다자간 대화 방식에 의한 북한과의 대화를 선호하고 있다. 그러나 햇볕정책을 계승하려는 노무현 대통령은 북.미 직접 대화를 위해 남한이 중재자 역할을 하고자 한다. "

-왜 남한은 그토록 북한과의 관계에 매달리고 있는가.

"6.25를 겪지 못한 남한의 전후세대들이 북한과 문화적 연대감을 느끼고 있는 데다 북한의 핵 개발을 심각한 위협으로 간주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부시 대통령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대북 경제제재와 핵시설 폭격 등 모든 선택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그러나 盧대통령은 강압적 수단에 반대하고 있다. 앞서 盧대통령은 1953년 체결된 정전협정의 평화협정 대체를 지지하기도 했다. "

-동북아의 여타 국가들은 미국의 입장을 지지하는가.

"일본은 다자간 대화를 통해 북핵 문제를 해결하려는 부시 행정부의 계획을 지지한다. 그러나 중국.러시아.호주는 북.미 직접대화를 촉구하고 있다. "

-한.미 동맹의 미래는.

"한.미 관계의 미래에 대한 다양한 견해가 존재한다. 북한을 '악의 축'에 포함시킨 부시 행정부는 남한의 대북 접근법이 나이브한 것은 물론 이것이 한.미 동맹을 해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부시의 지지자들은 만일 남한이 미국과 북한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을 하고자 한다면 서울은 워싱턴의 지원을 잃는 것을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반면 오버도퍼 같은 전문가는 미국이 한국과 보다 허심탄회한 대화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그는 부시 행정부가 남북관계에 대한 盧대통령의 입장을 좀더 이해해야 하며 미국이 보다 균형잡힌 시각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충고하고 있다. "

정리=최원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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