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6>성충영<남북 KAL기 11인 가족회장>|납북 KAL기 1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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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12월11일은 우리 가족으로서는 영원히 잊을 수 없는 날이다. 작년 12월11일 대한항공 소속 YS-11기가 강릉 상공에서 북괴 간첩에 의하여 납북 된지 1년이 되는 날이기 때문이다.
51명의 승객과 승무원이 납치되었다가 그 중 39명은 지난 2월14일 무사히 송환되었지만 사랑하는 내 딸 경희를 포함한 11명은 불행하게도 아직 북괴에 강제로 억류되어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납북된 후 45일이 되는 지난 1월25일 적십자 민간 사절의 한 사람으로서 제네바 국제적십자 위원회를 비롯하여 우방 6개국의 적십자를 순방하면서 억류된 사람들이 전원 무사히 송환되도록 세계에 호소한 후 부푼 가슴을 안고 2월14일 귀국했을 때 거기에는 일부 송환이라는 슬픔이 또 다시 기다리고 있을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하였다. 그 동안 아직도 경희와 함께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미 귀환 자 11명의 송환을 위하여 정부 당국과 적십자사에서는 국내외 적으로 최대의 송환 교섭을 벌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고, 우리 가족들도 세계 자유우방 50여 국에 호소문을 보내면서 송환운동을 적극 벌였으나 지금까지 북괴는 아무런 반응도 없으니 비인도적인 처사임은 말할 것도 없는 것이다.
지금 북괴공산 지옥의 쇠사슬에서 하루 빨리 벗어나 그리운 조국과 사랑하는 부모품속으로 돌아오기를 발버둥치며 기다리는 딸 경희와 함께 11명의 미 귀환 자들의 송환을 위하여 다시금 국적을 비롯한 자유 우방국을 순방하면서 전 세계에 호소하여 기어이 11명 전원이 무사히 조국에 돌아오도록 전력을 다할 각오이다.
1년이란 긴 시일동안에 우리 미 귀환 자 11명의 가족들은 심신이 지칠 대로 지쳐있는 것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사회에서 거의 소외되어 있는 것은 더욱 우리 가족들을 슬프게 함과 동시에 가슴을 애타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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