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누가 대한민국의 적을 국회 들였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 등 지도부는 17일 오전 서울역 서부역사에서 귀향객들에게 인사를 하면서 4쪽짜리 홍보물을 나눠줬다.

 홍보물 첫 페이지에는 ‘누가 대한민국의 적을 국회에 들였습니까?’라는 제목과 함께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가 민주당 박영선 의원, 박원순 서울시장과 손을 잡고 있고, 이 대표의 뒤에는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가 웃으며 서 있는 사진이 실렸다.

 새누리당은 여기에 “야권연대의 주역들이 손을 잡고 ‘하나 되어’라는 노래를 합창하고 있다. 야권연대 협상을 통해 민주당으로부터 지역구 후보를 다수 양보받은 통합진보당은 이듬해 2012년 치러진 총선에서 이석기 의원을 비롯한 13명을 국회에 입성시켰다”는 설명을 달았다. 야권연대에 대한 민주당의 책임론을 부각시킨 것이다.

 다음 페이지에는 옐로카드 그림과 함께 “경고해주십시오!”라는 문구를 달았다. 이어 그 대상으로 “‘종북연대’ 반성하지 않는 세력”을 지목하며 민주당 김한길 대표의 “이석기 죄보다 국정원 죄가 크다”고 한 발언을 소개하면서 “국민들은 민주당의 죄가 가장 크다고 생각한다”고 썼다.

 하단에는 천막당사에서 노숙 중인 김 대표의 사진을 싣고 코미디 프로그램의 유행어를 패러디한 “한길오빠, 노숙하고 사진 찍고 가실게요~”란 글을 실었다. 이어 “네티즌들은 ‘호화로운 이불, 침대, 노트북, 전깃불까지 다 있네’ ‘이게 노숙이냐 캠핑이지’라며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썼다. 새누리당은 이런 내용의 홍보물을 27만 부 제작했다.

 이날 열린 긴급최고위원회의에서도 민주당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황 대표는 회담에 대해 “대통령의 뜻이 나타난 이상은 사과를 강요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투쟁과 강요로 일방의 의사를 관철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기초인 대화의 본질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최경환 원내대표는 “야당 대표가 대통령 앞에서 온갖 할 말을 다하고 일방적 사과를 요구하는 상황에서 민주주의가 위기라니 정말 어안이 벙벙할 따름”이라며 “민주주의 위기 운운하기 이전에 민생위기부터 구하겠다는 야당의 자세가 절실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경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