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연가' 자막없이 보려 한국어 공부 … 일본과는 다른 활기 피부로 느꼈어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7면

후지이 미나는 “항상 한국·일본 두 나라 관계를 생각하면서 일을 한다”고 했다.

“한일축제한마당 행사를 통해 양국 문화교류의 가교 역할을 하고 싶어요. 이번 행사에 사회를 맡겨주셔서 개인적으로도 영광입니다.”

 일본 여배우 후지이 미나(25)가 ‘2013 한일축제한마당’(1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전시장) 사회를 맡으며 밝힌 각오다. 그는 “지난 2월 축제 운영위원회 측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늘 두 나라 관계를 생각하면서 일을 하고 있어서 흔쾌히 수락했다”고 말했다.

후지이는 1주일씩 한국과 일본을 오가는 생활을 하고 있다. 일본에서 1주일 간 영화촬영을 하고 나면 한국에선 예능 프로그램 촬영을 1주일 간 하는 식이다. 9일 서울 태평로에서 만난 그는 또렷한 한국말로 인사를 건넸다.

 - 한국어 발음이 아주 좋은데, 어떻게 배우게 됐나.

 “드라마 ‘겨울연가’를 자막없이 보고 싶어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했다. 처음 한국에 왔던 건 5~6년 전쯤이다. 외할머니, 어머니와 함께 여행을 왔었다. 겨울연가 촬영지인 남이섬을 찾아 최지우씨가 했던 포즈를 취해보기도 하고…. 그때 또 오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자주 오가게 될 줄은 몰랐다.”

 - 막상 일을 시작하니 한국 문화 적응이 어렵진 않았나.

 “일하러 처음 온 건 2011년 겨울이었다. 일본과는 다른 활기를 피부로 느꼈다. 일본에선 ‘내 감정이 전달이 안 되면 어쩔 수 없지’라며 소극적으로 생각하는 반면, 한국에선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문화가 있다. 나도 영향을 받아서 일본에서도 감정을 솔직히 표현한다. 한국에선 아직 언어가 완벽하지 않아서 힘들 때도 있지만 그럴 땐 애교로 때우기도 한다. 다들 잘 대해주신 덕에 행복하게 지낸다.”

 후지이는 “한·일 양국에서 예능·드라마·영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을 하고 있지만, 그래도 나는 역시 배우라고 생각한다”며 “국가에 상관 없이 좋은 작품이 있다면 꼭 출연하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 2005년 한·일국교정상화 40주년을 기념해 처음 시작된 ‘한일축제한마당’은 올해로 9회째를 맞았다. 한국과 일본 시민들이 자원봉사자로 참가해 서로의 문화를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풀뿌리 문화교류 행사다. 지난해엔 4만여 명의 시민들이 참가해 축제를 즐겼다. 자세한 행사 일정은 인터넷 홈페이지(www.omatsuri.kr)를 참조하면 된다.

글·사진=한영익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