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소녀 듀오 타투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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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의 성을 상품화했다." "10대 성이라도 이성애는 괜찮고, 동성애는 문제라는 말이냐."

러시아 10대 소녀 듀오 타투(t.A.T.u)를 두고 요즘 음악팬들 사이에 사이버 논란이 한창이다. 타투는 '올 더 싱스 쉬 세드'(All The Things She Said)란 곡으로 UK(영국) 싱글 차트에서 러시아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3주 연속 1위를 차지한 소녀 듀오.

모스크바 출신의 율리아(17.사진(左))와 레나(18)는 아직 10대 티를 다 벗지 못한 소녀들이다. 오디션에서 1백대 1의 경쟁을 뚫고 2001년 러시아에서 활동을 시작한 이들은 지난해 10월 영국에서 영어 앨범 '200㎞/인 더 롱 레인'(200㎞/In The Wrong Lane)을 발표했다. 미국에선 발표되자마자 빌보드 싱글 판매 차트 3위를 차지하는 등 기염을 토했다.

논란이 된 것은 '올 더 싱스…' 뮤직 비디오에서 보여준 파격적 영상이다. 빗속에서 하얀 블라우스와 체크 무늬 미니 스커트 교복을 입은 두 소녀가 키스하는 장면이 다소 관능적으로 그려졌기 때문이다.

지난 11일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http://mv.daum.net)에 뮤직 비디오가 오르자 하루 1백만이 넘는 폭발적인 조회수를 기록했다.

'율리아와 레나의 러브스토리'라는 팬카페에는 하루 만에 2천여명이 가입하는 등 현재 회원수가 1만여명을 넘어섰다.

이 비디오는 싱가포르, 영국 BBC에서는 방송 불가 판정을 받았다. 국내 케이블TV에서는 온라인 버전과 달리 키스 장면이 삭제된 편집본으로 방송할 예정이다.

타투의 인기가 뮤직비디오 덕분만은 아닌 것 같다. 호기심에 비디오를 본 사람들이 금방 팬이 될 정도로 음악적 호소력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10대 소녀의 아슬아슬한 감성을 담은 가사에 두 소녀의 날카로운 목소리와 강력한 사운드가 팬들을 사로잡고 있다.

이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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