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막투쟁 와중에 … 민주당, 새 당사로 이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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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민주당이 9년 만에 ‘여의도 당사’로 돌아온다. 25일 민주당 관계자는 “9월 1일 이전에 서울 여의도 대산빌딩으로 당사를 이전할 계획”이라며 “9월 2일이 국회 개원이어서, 그 전까지는 영등포 당사에서 여의도 당사로 이사올 것”이라고 밝혔다. 대산빌딩은 새누리당이 입주해 있는 한양빌딩과 골목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다.

 이번 당사 이전은 김한길 대표의 중앙당 구조개혁안에 따른 것이다. 크기는 기존 영등포 당사의 4628㎡(1400평)에서 462.8㎡(140평)로 줄었고, 인력도 150여 명에서 70명 이하로 축소했다. 두 번의 대선에서 패배한 영등포 당사를 떠나 분위기를 쇄신하려는 의도도 있다. 민주당의 전신인 열린우리당은 2003년 말 창당 후 여의도 국민일보빌딩에 당사를 마련했었다. 그러다 2004년 3월 17대 총선을 앞두고 대기업에서 받은 불법 대선자금이 당사 구입에 투입된 사실이 드러나자 정동영 당시 의장이 영등포 청과물시장 내 옛 농협공판장 자리로 당사를 옮기게 했다. 이 당사를 지금까지 민주당이 사용해 왔다. 열린우리당 시장 당사는 한나라당(새누리당 전신)의 천막당사 마련의 계기가 됐다는 평가도 있다.

 민주당의 여의도 새 당사는 당분간 빈집처럼 썰렁할 것으로 보인다. 핵심 인력이 장외투쟁을 위한 국민운동본부가 설치된 서울광장의 천막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익명을 원한 민주당 관계자는 “정기국회와 함께 민주당의 개혁 의지를 보여주려는 여의도 이주가 천막당사로 인해 빛이 바랬다”며 “지금으로선 당사 이전 이벤트를 크게 열기도 힘들게 됐다”고 말했다.

강인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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