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틴틴 온라인 교실] 요즘에도 지하경제 있나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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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Q:요즘에도 지하경제가 있는지 알려주세요. 독자 손대순

A:지하경제는 말 그대로 지하에서 은밀하게 이뤄지는 경제활동을 말합니다.

경제활동의 흐름이 검은 상자 안에 들어 있어서 잘 보이지 않는다는 뜻에서 지하경제(black economy) 또는 그림자경제(shadow economy)라고 합니다.

한 나라의 경제활동은 국내총생산(GDP) 통계에 잡혀야 마땅하지만 지하경제는 GDP 통계에 잡히지 않습니다. 지하경제의 대표적인 예로는 사채시장을 들 수 있습니다. 기업이나 개인이 탈세를 하고 비자금을 만들어 쓰는 행위, 정부의 부정부패와 뇌물 주고받기, 마역 거래, 매춘시장 등도 지하경제에 속합니다.

지하경제는 세계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존재합니다. 선진국은 그 나라 GDP의 10% 수준이고 개발도상국은 30% 이상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우리나라 지하경제는 한때 GDP의 30%에 육박했으나 2000년 현재 59조원으로 GDP의 11.3%까지 줄었다는 보고서가 있습니다. 금융실명제를 실시하고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기업과 금융기관의 투명성이 높아졌고 모든 거래가 그대로 드러나는 신용카드 사용이 활성화됐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미국.스위스.오스트리아 등 선진국은 지하경제 비율이 10% 미만이고, 일본.영국.캐나다.호주.싱가포르.홍콩 등은 우리나라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합니다. 반면 필리핀.태국.멕시코.페루 등은 50% 안팎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지하경제가 여전히 100조원에 이른다는 주장이 있습니다만, 지하경제는 그야말로 통계에 안 잡히는 음성적인 시장이다 보니 정확한 규모를 알아내는 것 자체가 어려운 과제입니다.

이종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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