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9)벽지교통|이용걸<교통부 육운국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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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자동차 교통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두메마을이 아직도 많다. 이런 마을에선 버스 구경만 하려도 50릿 길은 좋이 걸어야한다. 어쩌다가 임산물이나 광산물을 실러 오는 트럭이 유일의 교통수단이 된다. 그렇지 않으면 아예 새벽밥을 지어먹고 걸어야한다.
이같은 벽지나 도서지방은 아직도 전국의 행정구역가운데 49개 면이나 있는 것이 조사결과 나타났다. 문화의 개발이 뒤질 것은 물론 경제개발에도 큰 장애를 줄 것이 뻔하다.
이 때문에 교통부는 올해부터 면 단위 이하의 벽지교통을 개선하기위해 정책을 집중키로 했다. 우선 강원도두메산골의 삼척군 노곡면 등 10개 면에 마이크로·버스 등 중형차를 중심으로 정기 버스노선을 개설했다.
물론 일부 운수업자들은 수익성을 따지는 경제원칙 때문에 벽지에 버스를 투입하기를 꺼려할 것이다. 아직 길이 험하고 승객이 많지 않은 곳에 버스를 운행하기란 어려운 점도 많을 것이다. 그럴수록 운수사업체가 공익성을 띤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교통부는 현지 벽지주민들이 버스의 벽지운행의 실효성을 직접 겪어보도록 덕망 있는 지역주민 2명씩을 뽑아 운행감독관제를 실시하는 것도 구상해 보았다. 운수업자들이 국민을 위해서 봉사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은 관의 입장이 아니더라도 간절한 것이다. 갑작스런 사고를 당하거나 병에 걸렸을 때, 또는 급한 볼일이 집안에 일어났을 때 발을 구르며 안타까와 할 벽지주민을 생각해본다면 벽지교통망의 개선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실감할 것이다.
개인의 실속보다 다수의 공익을 위해 헌신한다면 그만큼 보람이 돌아올 것이다.
벽지교통의 중요성으로 보아 운수업계도 많은 협력이 있을 줄 믿는다.
두메나 섬 마을도 바로 우리의 국토, 우리의 지역사회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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