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컸나 … 손흥민 보러가는 홍명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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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홍명보(左), 손흥민(右)

홍명보(44) 축구대표팀 감독이 ‘손세이셔널’ 손흥민(21·레버쿠젠)을 직접 보러 독일에 간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12일 “홍 감독이 14일 페루와 평가전을 치른 뒤 16일 독일로 출국한다”며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활약 중인 손흥민과 구자철(24·볼프스부르크), 박주호(26·마인츠)의 경기력을 체크하기 위해서다. 특히 손흥민을 집중 점검할 계획이다”라고 전했다.

 홍 감독은 17일 독일 메르세데스 벤츠 아레나에서 열릴 레버쿠젠과 슈투트가르트의 2013~2014 분데스리가 2라운드를 관전한다. 또 24일 코파스 아레나에서 치러질 마인츠와 볼프스부르크의 3라운드를 지켜본 뒤 귀국한다.

 그동안 손흥민을 철저하게 외면했던 홍 감독의 파격 행보다. 홍 감독은 지난해 런던올림픽 사령탑 시절 손흥민을 단 한 차례도 발탁하지 않았다. 홍 감독은 사석에서 지인에게 “축구 선수는 두 가지 유형이 있다. ‘자기가 잘하는 선수’와 ‘자기를 희생해 주변을 좋게 만드는 선수’다. 후자의 대표적인 케이스가 박지성(32·에인트호번), 전자는 손흥민이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팀 정신을 중시하는 홍 감독은 개인주의 색채가 강한 손흥민을 높이 평가하지 않았다.

 그사이 성장을 거듭한 손흥민이 홍 감독의 마음을 움직였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 함부르크에서 12골을 터트렸다. 올 시즌 레버쿠젠으로 옮긴 손흥민은 지난 10일 프라이부르크와 분데스리가 개막전에서 결승골을 터트려 3-1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달 동아시안컵에 이어 페루와 평가전을 국내파와 일본 J리거로 치르는 홍 감독은 다음달 10일 크로아티아와 국내 평가전에는 유럽파를 부를 계획이다. 지난 6월 25일 대표팀 사령탑에 취임한 홍 감독이 첫 해외 출장지를 독일로 정했고, 그것도 손흥민의 경기를 가장 먼저 본다는 건 손흥민에 대한 기대가 매우 크다는 방증이다. 동아시안컵 3경기에서 1골에 그치며 공격력 빈곤을 절감한 홍 감독으로서는 손흥민에게 끌리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송지훈·박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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