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카드해킹' 국내고객도 당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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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최근 미국에서 8백만명의 비자.마스타 카드 고객 정보가 해킹 당한 사건에 국내 카드회원도 포함된 것으로 드러났다.

비자코리아 관계자는 19일 "미국 본사로부터 비자와 제휴한 한국 내 10개 카드사 회원 4백90여장의 계좌번호와 유효기간 등이 해킹됐다는 연락을 받고 해당 카드사에 이같은 사실을 긴급 통보했다"고 밝혔다.

마스타카드 측은 "현재 조사 중이라 사실 여부를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으나, 국내 카드사들은"마스타 카드로부터도 해킹 사실을 통보받았다"고 밝혀 해킹으로 정보가 유출된 국내 카드 숫자는 앞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 발급된 비자카드와 마스타카드는 지난해 12월 말 현재 각각 4천만장과 2천2백85만장으로 집계됐다.

비자코리아는 국내 26개 카드사 및 은행과 제휴카드를 발급해왔는데 이번에 고객정보가 해킹된 카드에는 LG.삼성.국민.외환.BC 등 모두 10개 카드사의 카드가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비자코리아는 "이번 사건은 비자와 마스타 등의 본사 컴퓨터가 해킹 당한 것이 아니라 고객이 가맹점에서 사용한 거래기록을 받아 은행.카드사에 매출전표를 넘기는 업체(PG)의 컴퓨터가 해킹 당한 것"이라며 "비밀번호가 유출된 경우는 거의 없어 현재까지 위.변조 등 부정사용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에 해킹된 국내 카드회원의 경우 미국 현지에서 카드를 사용했거나, 미국에 등록된 인터넷몰을 이용한 경우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비밀번호 유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 인터넷보안 전문가는 "인터넷 쇼핑몰의 경우 비밀번호를 입력해야 결제가 이뤄지지만 대부분 암호화가 되어있지 않아 비밀번호가 유출될 가능성이 크다"며 "카드번호 외에 비밀번호까지 유출됐다면 얼마든지 위조와 복제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편 비자카드의 통보를 받은 국내 카드사들은 우선 회원들에게 해킹사실을 통보하고 카드를 재발급할 방침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해킹 당한 카드의 승인내역을 조회했지만 부정사용은 없었다"며"사고 방지 차원에서 재발급하되 피해가 생길 경우 카드사 또는 해킹 당한 PG사가 전액 보상하게 된다"고 말했다.

장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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