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 의사 옥중 자서전 발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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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안중근 의사의 옥중「자서전」이 그의 60주기를 며칠 앞두고 최근 일본 동경에 있는 한국 연구원(대표 최서면)에 입수되어 안 의사의 전기연구는 물론 독립운동사 연구의 귀중한 사료로 밝혀졌다.
형 집행 열흘전인 1910년3월15일자로 탈고된 이 자서전은 한문으로 된 원문을 일어로 토를 단 1백42면의 등사본인데 지금까지 자세히 알려지지 않았던 안 의사의 소년시절, 성격, 의거 당일의 상세한 기록, 옥중에서의 심경 등이 생생하게 기술되어 있다.
이 자서전을 찾게 된 동기는 작년 10월 일본에 들른 황협영 교수(동국대 박물관장)가 어떤 학생이 가지고 있는 안 의사에 관한 편지 속에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안 의사의 자서전이 있음을 알고부터 였다.
당시 여순 감옥의 전옥이었던 표원이 1910년 3월18일자로 조선총독부경보국 경경시 앞으로 낸 이 편지는 뜻밖에 모『이미 안중근은 자서전집필을 마치고「동양 평화론」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사형집행일 15일 가량 연기하면 그것도 탈고할 것 같으나 연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는 대응이 적혀 있었다.
따라서 황 교수는 신라 사를 연구하는 일본의 미송보화 교수(일본 학습원 대학)에게 자서전의 발굴을 요청했었는데 최근 미송 교수로부터 이 자서전은 엄송당 서점 고서목록에 가격 1만3천원으로 적혀있어 뛰어가 보니 이미 동경 한국 연구원에서 사가 그곳에 보관되었다는 내용의 답장이 왔던 것이다.
표지에『안중근 자전』이라 적힌 이 등사본 전별 기에서 일인들은 원문 그대로 직역한 것임을 밝히자있다.
그런데 안 의사는 이 자서전에서 자신은 저격 당시 이등의 얼굴을 모르고 있었다고 술회하고 있다.
▲황협영 교수의 말=안 의사의 10주기를 며칠 앞두고 이같이 귀중한 자료가 발견되어 기쁘다. 그러나 안 의사께서 집필을 마치지 못한 나머지 유고「동양 평화론」도 빨리 찾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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