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 리포트] 디오반, 일본서 데이타 조작 논란 … 한국선 아직 부작용 사례 없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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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오반은 고혈압 환자에겐 매우 익숙한 약이다. 세계 판매량 1위를 차지하고 있고 국내에서도 6위권이다.

최근 디오반이 논란의 한가운데 섰다. 일본 교토부립의과대학이 디오반의 임상 데이터를 조작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부작용 사례까지 보고됐기 때문. 연구팀은 디오반의 적응증을 늘리기 위한 임상에서 디오반의 발병사례를 줄이고 대조군의 발병률을 늘리는 방식으로 데이터를 조작했다.

디오반은 혈관을 수축하는 호르몬(앤지오텐신)을 차단하는 원리로 혈압을 떨어뜨린다. 강남세브란스병원 내과 안철우 교수는 “심장박동을 늦추거나 혈액량을 줄여 혈압을 떨어뜨리는 기존의 혈압약과 달리 디오반은 콩팥에서 나오는 앤지오텐신이란 물질을 차단해 혈압 강하를 유도한다”고 말했다. 디오반은 장기 손상을 보호하는 기능도 있다고 알려져 고가임에도 판매량이 높다.

일본의 디오반 사태가 국내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전망된다. 강동경희대병원 내분비내과 정인경 교수는 “디오반은 세계적으로 임상시험을 많이 하는 약이다. 일본에서도 혈압 외에 심혈관계 질환에 대한 효과를 입증하려고 시도하는 과정에서 나온 문제여서 부작용과는 거리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디오반은 1990년대 초 개발돼 97년 국내에 들어왔다. 20년 가까이 처방됐지만 아직 이렇다 할 부작용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 20011년 특허가 만료돼 현재 같은 성분의 국산 약이 40여 종 출시돼 있다.

디오반을 개발·판매하는 다국적 제약사의 노바티스 관계자도 “일본에서 디오반이 13년 정도 사용됐는데 ‘피부가 짓무르는 등 중증 피부 이상반응’ 보고는 4건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아직 이와 유사한 증세가 보고된 바 없다. 노바티스 측은 “피부 이상반응을 명확하게 규명하기 위해 세계적으로 디오반 사용과 관련된 축적된 데이터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 문제와 관련해 “아직 논의할 단계가 아니다”는 입장을 밝혔다. 식약처 대변인실의 이철승 주무관은 “피부 이상반응에 대해 현재 일본에서 조사 중이다. 디오반은 미국과 유럽 등에서도 처방건수 1위를 차지할 정도로 광범위하게 처방하지만 아직 피부 이상증상은 보고된 바 없다”고 말했다.

안 교수는 “우리나라에선 부작용 사례가 없지만 그래도 불안하다면 약 복용 후 자신의 피부상태나 복용 후 신체반응을 잘 살펴 주치의와 상의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신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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