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평값, 10평값 넘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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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왜 가격차이가 이것밖에 안 나죠?"

서울 잠실 저밀도지구 재건축 추진 아파트 중 하나인 잠실 주공 1단지 8평형과 10평형의 거래 가격을 놓고 요즘 현지 부동산중개업소에 투자자들의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만 해도 두 평형 사이에 4천만원 가량 매매가 차이가 났으나 지난해 말을 고비로 점점 줄어들더니 요즘 그 격차가 1천만~1천5백만원으로 좁혀졌기 때문.

8평형 매매값은 2억3천만~2억3천5백만원, 10평형은 2억4천만~2억5천만원이다. 평당 매매값은 8평형이 2백80만~3백만원, 10평형이 2백40만~2백60만원으로 오히려 8평형이 더 비싸다.

이에 대해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재건축 아파트 거품론이 일면서 소액투자가 안전한 투자방식으로 부상했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8평형의 경우 고점을 찍었던 지난해 9월보다 1천만원 정도 떨어졌지만 10평형은 같은 기간 3천만~4천만원이나 빠졌다.

10평형을 매입하더라도 8평형과 똑같이 재건축 후 25평형으로 입주한다는 것이 10평형에 대한 투자 매력을 희석시켰다는 것. 국민공인 이경옥 실장은 "8평형은 매물 부족 현상까지 겹쳐 10평형과의 가격차가 더욱 좁혀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지 지분과 추가부담금을 추산했을 때 현재와 같은 가격형성은 다소 비정상적이란 시각도 있다. 8평형 대지지분은 8.68평, 10평형은 11.58평으로 3평 가량 차이가 난다.

여기에 확정이 유력시되는 1백35%의 무상지분율을 적용할 때 25평형에 들어가기 위해 추가부담금을 내야 하는 평수는 10평형이 9평, 8평형이 13평으로 차이가 더욱 커진다.

잠실공인 황상우 팀장은 "추가부담금을 평당 8백만원으로 잡아도 4평으로 나는 자산가치 차이는 3천만원 이상"이라며 "매매가격차도 이 정도는 돼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용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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