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린더·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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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하루의 피로가쌓인 퇴근길에서 숙소에돌아오면 언제나처럼 나는 오늘도 웃음을 가득 머금은 사랑스런 여인의 마중을 받는다. 때로는 친구처럼 때로는 애인처럼 항상밝고 따스한 표정만으로 괴로와 권태를 몰아내고 마음의 윤기를 새삼느끼게해주는 귀여운여인 「캘린더더·퀸」
○..그러니까 그녀가 이러한 명명(?)의 영광을 갖게된것은 지난 신년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함박눈이 펑펌쏟아지던 어느날 저녁, 바다건너온 「캘린더」를 펼쳐가면서 두 머슴아는 장마다 가득담긴 미녀들을 마음내키는대로 평해가고있었다.
이 미녀「콘테스트」에서 두바지씨에의해 최종적으로 선택된 행운(?)의 여왕은 5월과6월의 「캘린더」 에 자리잡은 소녀같이 앳되면서도 청순한모습의 여인-그녀가 바로 독신장교들의 숙소인 우리의 조촐한 방을 오늘에이르기까지 환히 밝혀오고있는 고마운「캘린더」의 「퀸」 이었다.
한결같이 맑고 따쓰한 시선으로 우리를반겨주던 우리의 「퀸」은 이제 조금 피로한 기색이돈다. 짙은 담배연기와 땀냄새 때문이었을까. 새삼 한해가 저물어감을 느끼게 한다. 「아듀69년!」 새해에는 「캘린더·퀸」아닌「퀸」의 마중을 받을수있을까.

<전병길·강원도 원주시 단계동 위관 bo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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