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잠수함 침투 때 생포된 이광수씨 학사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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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1996년 북한 잠수함 동해안 침투사건 때 생포됐던 이광수(39.해군 5급 군무원)씨가 오는 20일 경남대 제54회 졸업식에서 법행정학부 학사 학위를 받는다.

李씨는 1999년 경남대 법행정학부 야간과정에 입학했다. 97년부터 해군 교관으로 일하면서 북한실상을 장병들에게 알리는 일을 해온 그는 주경야독 끝에 졸업하게 됐다.

그는 법행정학을 공부한 이유에 대해 "남한 사회에서 좀더 잘 적응하려면 일상 생활의 기본이 되는 법.행정을 아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李씨는 북한에서 김일성대학을 이미 졸업했기 때문에 3학년에 편입하라는 주위의 권유을 많이 받았지만 다양한 연령층의 학생들을 만나고 캠퍼스 생활도 제대로 체험하고 싶어 새내기로 대학 생활을 시작했다.

그러나 3학년이 되기까지는 외국 유학생처럼 어려움이 적지 않았다. 그 가운데 교수들의 말을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억양이 강한 경상도 사투리에 쉽게 적응이 되지 않았죠.게다가 북한의 교육과정에는 영어와 한문이 없었던 만큼 새로 공부하는 것도 쉽지 않았습니다."

그는 경남대 행정대학원 안보정치과에 진학할 예정이다. 이후엔 이 대학 극동문제연구소에서 북한학을 전공한 뒤 강단에 서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99년 4월 임은경(31)씨와 결혼해 딸 서진(3)양을 두었다.

하재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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