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러토리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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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미국서는 어제가 15일, 소위 M데이 였고 수백만의 시민들이 미국내에서는 물론 세계도처에서 반전. 소위를 벌였다는 소문이다.「M데이」의 M자는「모러트리엄」이라는 유식한말 의 약자-「유예」라는 뜻이다. 이번에는 반전시함를 위해서 15일 하룻동안 일상적인 과업을 폐하고 거국적인 시위를 한 것이다. 즉 하루의 과업을 쉰다는 뜻의 「모러토리엄」이었다. 그러나 원래는 빚진 사람이 빚을 갚을 능력이 없을 때, 날짜를 늦추어 주는 것이「모러보토리엄」이다.
그 예로 유명한 것은, 미국의 「우버」대통령이 세계1차대전을 치르는 동안에 진 부정에대해서 베문 「모러토리엄」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농가에 물어주었던 영농 탐금의 회목를 늦추어 준다든가 탕감해준다든가 하는 것이 일종의「모러트리엄」이다.
이번의「M데이」가 그랬지만 돈과는 직접 관계가 없는「모러트리엄」도 있다. 가령 대통령이 새로 취임하면 그가 자리를 작고, 집안 정리를 하고, 자신의 경륜을펼 토대를 어느 경도 세울 수 있는 기간- 이를테면 대통령 취임 전후한 반년동안 대통령에 대한 정이 공격은 삼간다는 관습이 미국 같은 나라에는 있다.
「닉슨」대통령의 경우 첫 백일동안은 물론, 이 근래까지만해도 야당이나 반국민으로 부터 극히 융숭한 대접을 받았었다. 즉 지난 반년 동안에「닉슨」대통령은 일종의 정치적「모러트리엄」을 향유해 왔다고 할수있다. 그러나 정치적「모러로리엄」이 한정없이 지속될 수는 없다. 그렇게 되면 민주주의가 무색할 수밖에 없다.
한가지「아이러니컬」한 일은 그 동안「닉슨」대통령이 즐겨온「모러트리엄」은 바야흐로 끝이나 이번에는 대통령에게는 썩 달갑지 않은 새로운 「모러트리엄」으로 대치되었다는 것이다. 미국의 정치와「모러토리엄」하면 그럴듯한 학위논문 감이 필법도하다. 「모러토리엄」에서「모러트리엄」에로의 전이속에서 미국이 살고 부국의 민주주의가 그 명맥을 유지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둘도 없는 맹방이긴 하지만, 남의 나라 이야기를 하면 뭘하냐. 우리 정부에서 장담하는 김장값, 양념값에 걸린「모러트리엄」이나마 제대로 유지되었으면 오죽이나 좋겠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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