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회사 기네스] 삼성에버랜드 김종필 과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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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삼성에버랜드 자산관리사업부에서 서울 강남의 13개 빌딩 관리를 책임지고 있는 김종필 과장(42.사진)은 회사 내에서 '자격증 박사'로 통한다.

그도 그럴 것이 金과장이 갖고 있는 공인 자격증만 무려 16개. 그가 가장 아끼는 국제환경심사원보 자격증 외에도 안전과 환경 설비 관련 자격증은 거의 다 있다.

공업화학기사, 화공기사, 산업안전기사, 소방설비산업기사, 가스산업기사, 고압가스화학기능사1급.2급, 고압가스취급기능사 등 본인조차 일일이 다 기억을 못할 정도다.

金과장은 "건물관리와 관련한 자격증은 대부분 손에 넣었다"고 말했다. 김 과장은 1978년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매년 한개꼴로 자격증을 따냈다. 하루에 두가지 자격증 시험을 치르기도 했다. 김 과장은 91년 열관리 기능사 자격증 시험과 가스 기능사 자격증 시험을 같은 날 오전과 오후에 걸쳐 연달아 치렀다.

그는 "집안 형편이 어려워 실업계 고등학교를 다닐 때 '남들보다 실력을 갖추려면 자격증을 따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지요. 고2 때 처음 위험물 취급기능사 자격증 시험에 합격한 '감격'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김 과장이 전문대학을 거쳐 대학을 졸업한 뒤 숭실대 산업대학원 화공학 석사학위를 받은 것도 결국 한단계 높은 자격증 도전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었다.

사내 최다 자격증 보유자 임에도 그의 '자격증 욕심'은 아직 식지 않았다. 이번에는 설비관련 자격증이 아닌 어학능력시험에 도전 중이다. 일본어를 배워 엔지니어링 관련 일본 전문서적을 알기 쉽게 번역하고 현장 경험과 전문지식을 묶어 빌딩관리 전문 책자를 펴내고 싶기 때문이다.

김 과장은 "최근 이공계 기피 현상이 일면서 엔지니어에 대한 애정이 예전만 못하다"며 "정부에서 기술분야에 좀 더 많은 관심을 갖지 않으면 공업기술 기반이 허물어질 것"이라고 안타까워 했다.

표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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