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영경씨 한은 63년 여성 첫 부총재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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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길을 가는만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낍니다. 한국은행의 여성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겠습니다.”

 한국은행 63년 역사에서 여성 최초의 부총재보가 된 서영경(50·사진) 통화정책국 금융시장부장의 소감이다. 부총재보는 한은 내에서 총재·부총재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자리다. 아직 여성 총재·부총재는 나온 적이 없다. 한은은 15일 공석인 부총재보 두 자리에 서 부장과 허재성(54) 인재개발원장을 임명했다.

 서울대 경제학과 82학번으로, 미국 조지워싱턴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딴 서 부총재보는 1988년 한은에 입사, 25년간 조사국·국제국·통화정책국을 두루 거치며 능력을 인정받았다. 올해 초 여성 최초 1급 부서장으로 승진해 화제를 모은 지 6개월 만에 부총재보가 됐다. 한은에서 전례없는 초고속 승진이다. 경제 조사·분석 분야 전문성을 높게 평가받아 ‘발탁’됐다고 한다. 매년 신입 행원의 30%를 차지할 정도로 크게 늘고 있는 한은의 여성 인력을 배려한 측면도 있다.

 서 부총재보는 “보수적이던 한은 문화도 빠르게 변화해 이제 여성이 능력을 발휘하는 데 어려움이 없는 환경이 됐다”며 “정확한 경제 분석을 통해 불확실한 글로벌 경기 상황을 극복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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