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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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오늘따라 손끝이 아려웠다. 손톱을 들여다보았다. 손톱모양은 내가 보아도 보기싫을 정도다.마치 내생활의 고달픔을더한층 새겨주는것같아서 서글픈생각이 들기도한다. 무심코 눈길을 돌리던 그이는 고개를 끄덕이며 『미안, 미안, 다 내탓이요」하는 것이다.
○…하루의 일과중에서 세탁하는 일이 가장 많이 차지하는 셈이다 .개구장이 남매의 뒷바라지며 갓난아이의 기저귀를 빨다보니 손톱은 자연 깎을것도 없이 비스듬히 닳아 없어진다.
오른손이 더욱 그렇다. 그러기에 난 차를 마실때도 왼손으로 마시기가 일쑤다.
○…그러나 비뚤어진 이 손톱에는 근면과 내핍생활정신이 깃들였다 생각하니 부끄러운 마음보다 자랑스러운 마음가짐으로 뾰족한 「매니큐어」의 손톱과 겨루어야겠다.
『여보! 내손을 미워하지 마세요.』
마음속으로 그이를 향해서 조용히 외쳐본다.
(송영자·주부·서울서대문구 남가좌동70의5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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